<나정영 칼럼> 맞수?와 경쟁자? 그리고 동반자?
2011-07-25 나정영 사장
[매일일보] 박근혜 전 대표는 과연 MB가 주는 총리라는 달콤 쌉쌀한 유혹의 독배(毒杯)를 마실 것인가?
결론부터 이야기 하자면 현 상황에서 ‘박근혜 총리’는 현실화 될 가능성이 없어 보인다.
지난 6.2 지방선거의 패배를 극복하고 7.14 전당대회에서 새롭게 선출된 한나라당 안상수 당대표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 친이쪽에서는 끊임없이 박 전 대표의 총리설을 흘리고 있다.박근혜 총리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사람은 안상수 당 대표.안 대표는 “앞으로 야당의 거센 공세가 예상되는데 그걸 극복하려면 정치인 총리가 필요하다. 박 전 대표가 만약 총리로서 정권에 참여해 우리의 미래를 MB와 같이 열어갈 수 있다면 더욱 좋을 것”이라며 공식적으로 '박근혜 총리론'을 제기했다.이런 제의에 우선 당사자인 박 전대표가 먼저 고개를 좌우로 흔들고 있다. 총리제의는 ‘양날의 칼’이라 잘해봤자 본전이고 까딱하면 손 베이기 십상(十常) 이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친박계 인사들의 생각도 박 전대표와 비슷하다. 대부분의 친박인사들은 “박 전 대표가 이렇게 어려운 시기에 총리가 되면 MB와 함께 내리막길을 걸을 수밖에 없다. ‘박근혜 총리설’은 MB 측근들의 위기탈출용 제안 일 뿐”이라고 일축하는 분위기다.이에대해 친박계인 서병수 최고위원은 “박근혜 총리 이야기는 바람직하지 않은 제안이며, 가능한 이야기도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친박계의 다른 의원들도 “박 대표에게 총리를 제안할 수 있는 분은 대통령 한 분밖에 없는데, 우리들이 확인을 한 결과 공식이든 비공식이든 대통령이나 대통령 바로 가까이로부터 이런 제안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청와대도 꼭 ‘박근혜 총리’라는 카드에 목숨을 거는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MB 측근인 변호사 K씨는 “지금처럼 어려운 상황에서 박 전 대표를 총리 자리에 앉히면 결국 MB는 ‘호랑이 등 에 탄 꼴’이 될 것이다. 만약 박 전 대표가 총리가 돼서 이 난국을 정말 해결하면 MB는 뒷전으로 밀려나게 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실세 총리가 될 박 대표를 쉽게 자를 뿐도 없을뿐더러 원칙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박 대표를 상대하기도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K 변호사의 말대로 MB는 아직 임기가 2년7개월이나 남아 있다. 이런 와중에 자칫 박 전대표 카드를 수용할 경우 MB는 당면한 위기를 돌파할 수 있으나, 그 후 권력의 무게중심이 박 전 대표측으로 급속히 쏠리면서 유사 레임덕 상태에 빠지기가 십중팔구(十中八九)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MB와 박 전대표와의 신뢰성 문제다.대선후보, 인사기용, 세종시 등의 문제로 양쪽 다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었기 때문에 아직도 앙금이 남아있다.이상 모든 것을 종합해 볼 때 ‘박근혜 총리’설은 해프닝을 끝날 가능성이 농후하다. 오죽하면 친이 성향인 홍준표 최고위원은 마저도 “'박근혜 총리론'은 이제 늦은 감이 있고, 다른 방법으로 화해를 해야 될 것으로 본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