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사태 여파...국민·기업 등 은행들 긴장

정부 창조경제사업에 발맞추던 기업은행 불똥
하나·국민은행 최순실 거래처 은행들로 거론돼

2017-11-17     홍진희 기자
[매일일보 홍진희 기자] 박근혜 정부가 역점사업으로 추진 중인 창조경제 혁신센터도 ‘최순실 사태’여파에 일부 사업이 난항을 겪게 됐다. 더불어 창조경제 사업에 투자했던 은행들과 최순실씨가 거래했던 은행들은 연일 의혹을 받고 있다.17일 창조경제혁신센터에 따르면 현재 각 지역에 세워진 경제혁신센터 주요 기능을 수행하는데 필요한 주요사업비가 국회 내년예산에서 삭감될 것이라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정부의 창조경제 사업을 위해 지난해부터 전국 주요 도시의 창조경제혁신센터와 함께 적극적인 금융지원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최근 불거진 최순실 게이트로 인해 기업은행의 우려가 깊어졌다.지난 2013년 기업은행장에 취임한 권선주 행장은 취임 내내 ‘박근혜의 사람’으로 분류됐다. 업계 관계자는 “권선주 행장은 최초 여성행장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는 사람”이라고 말했다.또한 권 행장은 그동안 정부의 기술금융과 핀테크 정책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성과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박 대통령 “기업은행장이 기술금융이라든가 핀테크에 앞장서고 있어 정말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다른 많은 분들도 이 여성 은행장을 좀 본 받으라”고 말한 바 있다.이어서 기업은행은 정부가 창조경제의 일환으로 추진하던 콘텐츠 사업을 적극적으로 투자하기도 했다.기업은행의 적극적인 문화콘텐츠 투자는 정부가 창조경제의 중점 사업분야로 지목한 콘텐츠 산업 활성화와 궤를 같이했다. 권선주 행장 역시 취임 이후 “문화금융 확대로 제2의 ‘별에서 온 그대’를 탄생시키겠습니다”라 밝히는 등 문화콘텐츠 분야에 대한 투자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콘텐츠 투자 전담부서를 만든 기업은행은 문화콘텐츠 금융지원 확대 및 지원 수단 다각화를 위해 2014~2016년간 매년 2500억원씩 총 7500억원의 투자금을 들였다.최순실씨와 차은택씨가 창조경제 사업에 개입되어있다는 의혹이 커지면서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 사업에 적극적으로 코드를 맞춰온 기업은행의 활동에 곱지 않은 시선이 보내질 수밖에 없다.또한 지난 15일 시사저널에 따르면 기업은행 논현역지점은 차은택씨의 주거래 은행으로써 차씨는 2007년부터 강남구 청담동 빌딩과 논현동 빌딩 등을 담보로 기업은행 논현역지점으로부터 11건 총 130억원을 대출 받았다.이어서 거론되는 국민은행은 최순실씨가 귀국 후 검찰조사를 받기 전 ‘31시간’ 동안 5억원을 인출했던 은행이다.국민은행은 최순실씨의 언니 최순득씨의 장남 장모씨에게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있는 건물을 담보로 12억원을 대출해준 것으로 나타났다.특히 서울시 강남구에 있는 국민은행 봉은사로 지점은 최순실씨의 형부이자 장씨의 아버지가 소유한 건물에 입점해있다. 최씨 일가가 여러 차례 대출을 해준 정황도 드러났다. 지난 2005년부터 2015까지 최씨 일가에 총 10차례에 걸쳐 60억여원에 이르는 돈을 대출해줬다.가장 먼저 최순실 씨와의 관계 의혹이 불거졌던 하나은행은 지난해 12월 하나은행 압구정중앙점에서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와 공동 명의로 보유한 강원도 평창 10개 필지를 담보로 25만유로(3억2000만원원)을 대출해줬다.통상 외화대출을 받을 때 담보가 설정되면 계좌로 돈을 송금받는 절차를 거치는 것과는 달리 최씨는 지급보증서를 발급받고 독일 현지에서 외화를 받은 것이다.한편, 금감원은 지난 9일 하나은행에 대한 종합검사를 마쳤다. 금감원은 대출금리는 일반적인 수준인 것으로, 보증신용장 발급은 외환거래규정에 따라 한국은행에 신고를 마친 적법한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