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취녀만 골라 성폭행 하는 통 큰 20대들
성폭행한 여고생 또 성폭행 충격… 대부분 의도적, 계획적
[매일일보닷컴=이재필 기자]여자들만 사는 집을 계획적으로 노리는 성폭행 사건이 끊이지 않아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특히 이번에 경찰에 붙잡힌 성폭행범들은 특정인물이나 지역을 정해 계속해서 범행을 노렸던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더하고 있다.
지난 8일 청주 상당경찰서는 예전에 이미 성폭행한 여고생을 또 다시 성폭행하려다 흉기로 찌른 혐의로 임 모(28.회사원)씨를 체포, 지난 11일 구속했다.
임 씨는 부모님 없이 또래 여성끼리만 사는 인물만을 범행대상으로 골라 성폭행을 시도한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밝혀졌다.
경찰에 의하면 지난 5일 임 씨는 청주 상당구 모 빌라에서 자취를 하고 있는 김 모(18)양의 집에 방범창을 뜯고 침입, 잠을 자고 있던 김 양과 그의 친구 박 모(18)양의 손발을 결박한 뒤 김 양의 목에 칼을 대고 성폭행을 시도했다.
같은 여성 연이어 성폭행
임 씨가 김 양을 노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두 달 전인 8월 초 임 씨는 같은 수법으로 김 양을 2차례 성폭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임 씨는 범행 당시 얼굴 노출을 피하려 손수 만든 검은 가면을 착용하는 등 계획적인 면모를 보인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밝혀졌다.
특히 그는 김 양을 성폭행한 후 협박으로 핸드폰번호를 알아내 “추석 끝나고 보자”는 등, 수시로 연락하는 대범함까지 보였다.
임 씨가 성폭행 한 것은 김 양만이 아니었다. 김 양과 같은 빌라에 살고 있는 손 (18)양 역시 임 씨에게 지난 달 19일 성폭행을 당했다. 임 씨가 김 양에게 했던 것과 같은 수법이었다.
한 빌라에서만 2명의 여고생을 성폭행한 임 씨. 지난 8월 초 김 양의 신고로 범행사실을 알게 된 경찰은 성폭행범들이 동일 피해자를 노리는 습관을 이용, 김 양과 손 양에게 범인에게 연락이 올 경우 접촉하지 말고 경찰에 신고할 것을 당부하며 피해 지역 인근에서 잠복근무에 들어갔다. 하지만 경찰의 잠복에도 불구하고 임 씨의 범행은 계속됐다.
경찰의 수사를 비웃으며 범행을 즐기던 임 씨. 그는 결국 지난 8일 밤 해당 빌라 근처에서 손 양에게 공중전화로 연락을 취했다 잠복 중이던 경찰에 의해 현장에서 체포됐다.
경찰 조사 결과 고등학교 졸업 후 모 대기업에서 장비관련 일을 하며 평범한 생활을 해왔던 임 씨. 그는 겉모습과는 다르게 성폭행을 목적으로 여성들이 사는 집만을 골라 사전에 범행을 준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여성들만 사는 집을 노리는 범죄자들
임 씨가 체포되고 이틀 뒤, 경기도 시흥에서는 여자들만 살고 있는 집을 대상으로 성폭행을 실행한 또 다른 2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지난 10일 경기 시흥경찰서는 가정집에 침입해 부녀자를 성폭행하고 금품을 빼앗은 황 모 (24)씨에 대해 강도강간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6월 29일 황 씨는 문이 잠기지 않은 경기도 시흥의 한 가정집 현관을 열고 들어가, 자고 있던 정 모(20)씨와 그 친구 김 모(20)씨를 주변 집기로 구타, 사전에 준비한 스타킹으로 양손을 묶은 후 현금 5만원을 빼앗고 정 씨를 성폭행했다.
특히 황 씨는 이들 집이 여자들만 살고 있다는 정보를 사전에 입수해 범행 도구를 준비하는 등 계획적으로 성폭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 시흥경찰서 강력 5팀 이창우 팀장은 “황 씨가 범행 당시 여자 둘만 사는 집이라는 것을 노리고 들어간 점, 스타킹을 비롯한 범행 도구를 미리 준비한 점 등을 미뤄 애초에 준비된 강도 강간 범죄”라고 설명하며 “범인 황 씨 역시 경찰 조사 과정에서 이를 인정했다”고 밝혔다.
사건 발생 후 경찰은 동일 전과범을 위주로 통신수사를 펼쳤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동일 전과가 있는 황 씨가 당일 사건 현장에 있었음을 주목, 범행 후 자신의 집인 포항으로 내려가 도피생활을 하던 황 씨를 체포했다.
경북 포항에 위치한 모 대학에 재학 중인 황 씨는 사건 당시 시흥에 위치한 방위산업체회사에서 군복무를 대체하고 있었던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나타났다.
경찰이 모든 상황을 파악하고 추궁하자 범행 사실 일체를 자백한 황 씨는 조사 당시 “내가 한 일에 대해 잘못을 인정한다. 죄송하다”며 뉘우치는 기색을 보였다고 이 팀장은 말했다.
경기 시흥경찰서 강력 5팀 여인갑 경장은 “여자들만 사는 집을 노리는 성폭행범이 많다”며 “일단 여자들끼리만 사는 집이라면 문단속을 철저히 하는 것이 성폭력 방지의 우선”이라고 설명했다.
여 경장은 이어 “성폭행범의 경우 범행대상을 미행하다, 대상이 문을 열고 집에 들어가는 순간 강제로 밀어 붙여 성폭행 하는 경우가 많다”며 “집에 도착했다고 바로 문을 열고 들어가지 말고 주위를 한번 살핀 후 들어가는 것이 안전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