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손의료비 비급여 청구…기관별 최대 '1700배' 차이

2017-11-21     전근홍 기자
[매일일보 전근홍 기자] 실손의료보험의 손해율을 높이는 주범으로 비급여 의료비가 꼽힌다. 이와 관련 청구비용이 의료기관별로 최대 1700배까지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분석됐다.21일 보험개발원이 의료기관의 비급여 의료비 청구 실태를 분석한 결과 청구가 많은 항목 중에서 청구비용의 차이가 크게 벌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보험개발원은 한 보험사의 2013∼2014년 실손의료보험 지급자료 중 비급여 청구정보가 입력된 자료의 비급여 기록 71만9248개를 분석했다.분석 결과 청구비용의 차이가 가장 큰 것은 근골격계 질환을 완화하기 위해 손으로 마사지해 근육을 풀고 관절을 잡아주는 도수치료로 나타났다.도수치료의 청구 단가는 병원에 따라 1000원인 곳부터 170만원이 이르는 곳까지 있었고, 총 청구비용도 16만∼420만원으로 차이가 컸다.하루 한 차례만 청구할 수 있음에도 청구횟수를 50회나 31회 등으로 기록하는 곳도 있었다.보험금 청구가 가장 많은 비급여 항목인 요추 자기공명영상(MRI)의 경우에도 가격의 차이가 컸다.똑같은 허리디스크에 대해 시행된 MRI를 비교했음에도 청구 단가가 적은 곳은 15만원에 그쳤으나 많은 곳은 132만원까지 치솟았다.수술·처치요법 중에서는 허리디스크 치료에 사용되는 추간판 내 고주파열치료술의 청구 단가가 1만원부터 600만원까지 차이가 났고, 체외충격파 치료도 단가가 1000원부터 100만원까지 다양했다.건강보험이 보장하지 않는 영역인 비급여 진료항목은 병원이 제각기 임의로 가격을 매기기 때문에 이와 같이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을 받는 경우가 생긴다는 점이 그동안 줄곧 지적돼 왔다.또 일부 의료기관에서 급여 진료보다 단가가 높은 비급여 진료 비중을 높이고 과잉치료를 권하는 ‘도덕적 해이’가 나타난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돼왔다.이 같은 현상은 결국 가계의 경제적 비용을 늘리고 실손보험 손해율을 키워 선량한 가입자의 보험료를 높이는 부담으로 돌아가게 된다.실제로 가입건수가 3150만건(2015년 상반기 기준)에 달해 ‘제2의 국민건강보험’으로 불리는 실손보험의 손해율은 2011년 109.9%에서 지난해 상반기 124.2%까지 높아진 상태다.보험개발원 관계자는 “보험금 청구가 많은 비급여 항목을 위주로 자동차보험이나 산재보험 등에서 정해놓은 비급여 비용이나 심사기준, 보상한도 등을 준용해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