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소비 위축…내수침체 반복 악순환 우려 커져
소매판매 지난달比 4.5% 감소
2016-11-22 전근홍 기자
[매일일보 전근홍 기자] 암울한 경제 전망 지표들이 속속 집계되는 가운데 서민들이 지갑이 더욱 더 꽁꽁 얼어붙고 있다.경제전문가들은 가계의 소비 위축이 전체적인 내수 침체로 이어져 경제의 활력을 낮추고 성장률을 끌어내리는 악순환을 우려한다.22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해 9월 소매판매는 전달 대비 4.5% 감소하며 마이너스로 돌아선 상황이다.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 생산·판매 중단, 이른 추석·농산물 가격 상승 등의 요인으로 가전·휴대전화, 음식료품 등 소비가 줄어든 탓이다.10월 들어서도 민간소비는 여전히 불안한 모습이다. 국산 승용차의 내수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11.5% 줄었다.국내 카드승인액(12.4%)이 증가하고 백화점(5.6%)과 할인점(4.8%) 등 유통업계 매출액은 늘었지만 휘발유·경유 판매량은 올 3월(-0.7%) 이후 7개월 만에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기재부는 향후 우리나라 경제 전망에 대해 “올해 10월 중 내수가 반등할 전망이지만, 미국 대선과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가계·기업 경제심리 회복 지연 등에 따라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실제 소비자들의 심리는 기업 구조조정에 따른 고용사정 악화, 가계부채 부담 증가 등으로 인해 좀처럼 호전되지 않는 것으로 분석된다.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10월 중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1.9로 전달보다 0.2포인트 오르는 데 그쳤다.CCSI는 올해 5월 99.2에서 6월 98.8로 떨어진 이후 7월 100.9, 8월 101.8로 올랐다가 9월엔 101.7로 0.1포인트 하락하는 등 보합권을 맴돌고 있다.특히 가계의 6개월 후 경기전망을 보여주는 향후경기전망CSI는 80으로 9월 83보다 3포인트나 하락했다.앞으로 반년 뒤 경기상황이 현재보다 악화될 것으로 보는 소비자가 한 달 전보다 늘었다는 뜻이다.임금수준전망CSI는 10월 113으로 1포인트 내려 소득에 대한 기대치도 줄어든 것으로 해석된다.게다가 생활형편전망CSI(98), 소비지출전망CSI(107)는 전달과 변동이 없었다. 살림살이가 나아질 것으로 기대하지도 않는데다, 소비를 늘릴 계획도 없다는 의미다.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전반적인 내수 침체가 디플레이션과 결합한 형태로 장기 경기침체가 구조화하는 현상이 지속하고 있다”며 “이로 인한 추가적인 경제성장률 하락도 우려된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