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은둔 멈추고 공개활동 나설 듯
‘주도권’ 확보…핵실험 추가 실시, 핵기술 이전, 전면전 가능성 높아
2007-10-16 최봉석 기자
김정일, 전면전 가능성도
실제 UN을 통한 국제 제재가 효과가 있을지에 대한 의문점마저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자칫 ‘긁어 부스럼’이 될 수도 있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고진환 의원은 이에 대해 “이미 북한의 NPT 탈퇴를 제재하기 위한 유엔 결의 825호,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및 미사일을 제재하기 위한 유엔결의 1540호, 1695호가 사실상 효력을 거두지 못했다”고 말했다.아울러 북한 전문가들은 북의 핵 모험주의와 미국이 수시로 제기해왔던 ‘불량국가론’이 충돌할 경우 연쇄 반응을 일으켜 북한의 ‘군사주의적 행동’이 확대 재생산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보고 있다.이런 이유 때문에 오래 전부터 국제사회로부터 고립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왔던 김 국방위원장은 핵실험 속에서 앞으로도 독방신세를 면하지 못하게 된 터라, 지난 9일 핵실험에 멈추지 않고 (핵물질을 넣지 않은) 핵실험 추가 실시나 핵기술 이전, 심지어 전면전 등의 ‘위기고조 카드’를 전가의 보도처럼 다양하게 휘두를 수 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전성훈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지금까지는 북한이 능력을 보여준 것이며, 앞으로는 개발한 핵을 써먹는 카드를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이와 관련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비공식 대변인’이라 불리는 재일동포 김명철 조미평화센터 소장은 최근 국내 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한국하고 전쟁할 마음은 없지만 경우에 따라서 있을 수 있다”며 “전쟁이 국지전에서 전면전으로 확대되면 (한국을) 공격할 수 있다”고 말해 위기감마저 더욱 부추기고 있다.이런 추측 때문에 김 위원장은 과거 미국과의 긴장이 증폭될 때마다 운둔하던 패턴과 달리, 며칠 내로 행보를 공개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은둔이냐 공개냐
최근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언론에 따르면,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핵실험 강행 입장을 천명한 지난 3일 뒤 북한군 대대장, 대대 정치지도원대회 참가자들을 만났으나 조선노동당 창건 61주년인 10일에는 행사장에 모습을 공개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국내 언론들은 한결같이 “은둔에 들어갔다”고 보도했지만, ‘평양 폭격설’ 등 핵실험 이후 국제사회가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는 상황에서 핵실험 이튿 날 공개적으로 모습을 내비치기는 것은 다소 현실성이 없어 보인다. 특히 북한이 외부세계와의 고립 구도를 지난 수십년간 지속해왔다는 점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일거일동이 북한언론에 보도가 되지 않고 있을 뿐, 거리낌없는 공개활동을 하고 있을 것이라는 일부의 의견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그동안의 국내 언론보도를 토대로 하면, 김정일 위원장은 현재 ‘은둔’, ‘잠수’를 하고 있다. 그래서 그의 행보가 어떨 것이라는 논란은 아직 물밑에 머물고 있다. 그러나 핵실험 그 파장이 날로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그의 거취 문제는 곧 수면 위로 떠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은 “스스로 살겠다”고 주장하고, 미국은 그 고립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 북한 전문가들은 이와 관련 “북한의 입장에서 막혀있는 통로를 열려면 힘을 과시해야 하는 게 김정일의 입장”이라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가 슬슬 움직이게 될 것이라는 견해다.<심층취재 실시간 뉴스 매일일보닷컴/www.sisaseoul.com/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