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실적부진 여파…재계 정기인사, 변화냐 안정이냐

[MI특별기획 ① 재계 정기인사 시즌 개막]

2017-11-28     이한듬·최수진 기자
[매일일보 이한듬·최수진 기자] 재계 연말 정기인사 시즌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그 규모와 성격에 비상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올해는 글로벌 경기불황의 여파로 실적 부진을 기록한 기업이 많았고, 산업계 전반에 걸쳐 거대한 구조조정이 단행됐던 만큼, 정기인사 역시 이 같은 파장을 반영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매일일보>는 4회에 걸쳐 올해 정기인사를 미리 진단해 봤다. <편집자주>

①구조조정·실적부진 여파…변화냐 안정이냐
②오너 세대교체, 올해는 ‘일시정지’ 되나
③미래 성장위해 조직개편 새 판 짤까
④최대 변수는 ‘최순실 게이트’

글로벌 경제위기로 올해 산업계 전반 구조조정 단행

기업들의 연말 정기인사 발표가 코앞으로 다가 왔다. 글로벌 경기불황이 장기화된 시점에서 분위기 쇄신과 위기 극복을 위해 일찌감치 인사를 발표한 기업들도 있지만, 대다수 기업들은 예년처럼 12월을 기점으로 정기인사를 단행할 전망이다.27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주 중 LG그룹을 시작으로 주요 그룹들의 정기인사와 조직개편이 발표될 예정이다.올해는 산업계 전반적으로 실적부진과 구조조정 등 대내외 악재가 즐비했다는 점에서 ‘인사 칼바람’을 통한 대대적인 쇄신을 예측하는 시각이 많다.삼성그룹의 경우 올해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 노트7’의 배터리 발화 문제로 제품 조기단종이라는 초대형 악재를 마주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무선사업부를 비롯해 배터리 사업을 주관하는 삼성SDI의 물갈이 인사가 예상된다.또한 올해 신사업과 관련된 M&A가 많았던 만큼, 향후 미래 성장사업을 주관할 인사 이동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현대차그룹 역시 세타2 엔진 결함 문제 등으로 회사가 자랑하던 ‘품질경영’에 타격을 입은 만큼 문책성 인사가 뒤따를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현대차그룹의 인사가 필요한 때에 수시로 이뤄지는 만큼 정기인사는 평이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SK그룹은 최태원 회장을 필두로 신에너지 등 미래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만큼, 이와 관련된 인사이동과 조직개편이 단행될 것으로 보인다.LG그룹의 경우 스마트폰 사업이 최악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정도로 부진에 시달렸다. 따라서 대대적인 인사 혁신을 통해 분위기 반전을 모색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특히 구본무 회장이 최근 “LG그룹 임원의 정예화가 필요하다”고 언급한 바 있어 대규모 인적쇄신과 조직개편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다.롯데그룹은 올해 그룹비리와 관련해 검찰의 대대적인 수사를 받은 만큼 분위기 쇄신을 위한 대규모 인사설이 제기되고 있다.포스코는 권오준 회장이 주도해온 구조조정의 마무리 차원에서 이와 연관한 인사를 예상하는 시각이 있다.한화그룹은 조직쇄신을 위해 지난 10월 그룹 경영기획실장인 금춘수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하는 내용의 조기 인사를 단행한 바 있다. 한화는 이번 인사를 통해 글로벌 역량과 전문성을 갖춘 인물을 발탁해 적소에 배치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현대중공업 역시 지난달 17일 실시한 사장단 인사에서 권오갑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하는 내용의 조기 인사를 단행했다. 또한 6개 사업별로 비주력 부문을 분사해 특화된 경쟁력을 살리는 대신 주력 부문인 조선업에 집중하는 선단체제로 조직개편을 실시했다.업계에서는 올 한해 정부 주도의 조선업 구조조정이 대대적으로 단행됐던 만큼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의 인사와 조직개편 규모가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이런 가운데 일각에서는 대규모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글로벌 경제위기가 수년째 계속되는 과정에서 기업들의 연말인사가 대대적 쇄신보다는 조직 안정화에 주력하는 성격을 보였던 만큼, 올해 역시 안정화를 목적으로 한 인사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업계 관계자는 “실적부진과 구조조정은 물론 최근 최순실 게이트 여파로 재계 전반의 분위기가 뒤숭숭한 상황에서 인사 칼바람보다는 조직 안정화를 추구하려는 기조가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