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시중 방통위원장 "SKT 직원 지금의 13배 늘려라?"

2011-07-28     김경탁 기자

[매일일보비즈] 이명박 대통령과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 등 정부 고위인사들이 연일 대기업 때리기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NHN과 SK텔레콤의 매출과 고용규모를 비교하면서 SK텔레콤이 기존 직원(4500명)의 13배가 넘는 6만명 이상을 고용해야 한다고 발언해 파문이 예상된다. 

최시중 위원장은 28일 고대경영대학원교우회 주최로 열린 초청특강에서 "골드만삭스는 2050년께 우리나라가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의 경제대국이 될 것이라는 예측을 발표한 바 있다"며 "그러나 우리가 선진국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갈등을 빨리 해결해야 하며 그 핵심에는 일자리가 있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특히 "올 2분기 삼성이 5조 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는 언론 보도가 크게 났는데 이를 공감하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느냐"며 "청년실업률이 8%를 넘어서고 있고, 상대적 빈곤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았을 것이라 생각하니 가슴이 아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 위원장은 "시가총액 100대 그룹들도 지난 5년간 1.5%밖에 일자리를 창출하지 못했다"며 "특히 매출 1조2000억 원을 올린 NHN은 6000명을 고용하고 있는 반면 SK텔레콤은 12조 원의 매출을 올리면서도 직원은 4500명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그는 "그 비율로 따지면 SK텔레콤의 직원 수는 6만 명 정도는 돼야 한다"면서 "기술집약적 산업도 중요하지만 인력집약적인 기업이 부족하다는 것이 너무도 아쉽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이제는 기업의 사회적, 환경적, 경제적 책임이 유엔에 명시되고 기업의 도덕적 책임에 대해 전 세계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이 같은 현실을 받아들여 사회적 책임에 대한 우리 기업가들의 의식은 변해야 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최 위원장의 발언이 있었던 28일 SK그룹은 공교롭게도 “SK그룹이 일자리 창출사업과 사회적기업 지원 등을 통해 만들어낸 사회적 일자리 수가 5년만에 6000개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는 보도자료를 내 눈길을 끌었다.

이 보도자료에서 SK는 “지난 2005년 이후 올 현재까지 다양한 일자리 창출 사업을 통해 4903개, 사회적기업 지원을 통해 1099개 등 총 6002개의 일자리를 만들어냈다”며, “이런 수치는 SK가 취약계층의 자립과 자활을 돕기 위해 국내 대기업 최초로 체계적인 ‘일자리 창출 로드맵’을 수립해 사업에 나선 2005년 첫 해 만든 610개 일자리에서 거의 10배가 늘어난 것”이라고 자화자찬했다.

한편 최시중 위원장은 이날 강연 주제를 '방송통신 정책 방향'에서 '선진일류국가를 향한 우리의 도전'으로 갑작스레 바꿔 눈길을 끌었다. 특히 그는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원자력발전 사업 수주 당시 이명박 대통령이 보여준 리더십에 대해 중요하게 언급했다.

최 위원장은 "어느날 외교부장관이 UAE 정부의 전문을 가져와 원전 프로젝트가 프랑스로 넘어간다고 대통령에게 보고했다"며 "그러나 이 대통령은 좌절하지 않고 UAE 황태자에게 전화해 3주일이라는 시간을 얻어 냈고, 그 기간동안 6차례에 걸쳐 설득했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이는 이명박 대통령이 중동에서 일한 경험이 있고 현지와 그 사회의 매커니즘을 알았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라며 "강력한 용기와 추진력으로 이 같은 일을 해냈으며, 어려운 시기에 알맞은 대통령"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30년 동맹관계인 리비아와의 국교단절 위기 사태까지 이어져온 과정에 이명박 정부 고위인사들의 중동지역에 대한 무지와 외교적 결례가 큰 영향을 미쳤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상황임을 감안하면 '이 대통령이 중동에서 일한 경험' 운운은 시국에 맞지않는 자랑으로 비춰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