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도 386세대가 실세?

386세대가 핵실험 강행 분석

2007-10-23     이기영
[매일일보닷컴=이기영 기자] 얼마전 실시된 북한의 핵실험은 이른바 북한의 386세대로 일컬어지는 강경파에 의해서 강행됐다는 주장이 나와서 주목되고 있다.사단법인 국제문제조사연구소 이기동 박사(남북관계연구센터장)는 지난 18일 연세대 통일연구원이 주최한 '최근 북한의 대내 상황'이라는 주제의 연세대 초청 세미나에서 북한 386세대가 북한의 강경 노선을 부채질하고 이들이 핵실험을 부추긴 세력이라고 주장했다.이 박사는 북한이 2차 핵실험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그는 "2차 핵실험을 하면 중국과 한국까지 경제 제재에 동참할 것이고 그러면 북한이 버티기 힘들어진다"면서도 "북한에는 6자회담 복귀라는 마지막 카드가 남아 있어 2차 핵실험을 통해 위기를 고조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또 이 박사는 북한이 러시아를 끌어들이면 2차 핵실험 이후 강해지는 국제사회의 압박도 견딜 수 있다고 판단할 가능성이 있다는 견해를 제시했다. 그는 "김정일(국방위원장)은 전체 인민의 70%가 굶어 죽어도 나머지 20∼30%만 먹여 살린다면 체제 붕괴 위험은 없다고 판단하는 듯하다"며 "여러 상황을 고려했을 때 북한이 추가 핵실험을 강행할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주장했다.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하는 배경엔 '보루 협상'이란 전략이 있다고 이 박사는 주장했다. 보루 협상이란 마지막까지 쫓기다가 막다른 길에서 국면을 전환시키는 것으로 국면 전환이 바로 6자회담 복귀를 뜻한다고 설명했다. 이 박사는 북한이 강경하게 나오는 게 군부 때문인가라는 물음에 "북한에서 군부 영향력이 강화된 건 오래 전 일"이라며 "하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협상 국면이 강경 국면보다 많았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북한의 변화는 세대 변화라는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주장했다.그는 "1950년대에 태어나 북한이 남한보다 잘살던 60,70년대 학교를 다닌 북한의 386세대를 주목해야 한다"면서 "이들은 북한이 가장 잘 나가던 시기에 태어나 세련된 교육을 받고 정교한 사상교육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40∼50대 초반 신진 엘리트 세력인 이들은 청와대 비서실에 해당하는 김정일 서기실에 대거 포진,정책 결정 과정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이 박사는 "장관급 회담 북측 대표인 권호웅 내각책임참사가 대표적인데 만나본 사람들이 '말이 안 통한다'고 하소연한다"면서 "김영성 같은 예전 대표들보다 훨씬 강경하다"고 전했다.이 박사는 북한이 2012년쯤 새로운 탈출구를 모색할 것 같다고 예측했다. 그는 김정일 위원장의 비공식 대변인으로 알려진 재일교포 김명철씨가 '북한이 향후 6년간은 버틸 수 있다'고 한 말과 관련해 "6년 뒤는 김일성 탄생 100주년이 되는 2012년이고 2010년은 선군정치 개시 50주년"이라고 풀이했다. 핵실험을 통해 5,6년을 버티고 이후 새로운 탈출구를 모색한다는 시나리오라는 것이다. 그는 결국 북한이 선택할 수 있는 '대단한 결단'은 결국 생존을 위한 '본격적인 개혁·개방'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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