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규하 비망록’ 존재 가능성 높아

2007-10-24     최봉석 기자
[매일일보닷컴=최봉석 기자] 끝내 말못한 정치권 비화의 전모가 이제는 밝혀질 것인가. 고인이 된 최규하 전 대통령의 비망록 존재 여부에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치권은 최 전 대통령이 살아 생전에 비망록 형식을 띤 기록을 남겼을 가능성에 대해 무게를 두고 있다.최 전 대통령의 장남 윤홍씨는 23일 지인들에게 “아들로서 부모가 일기를 쓰는지 물어볼 만한 성질이 아니라 물어보지 않았다”면서 “그러나 아버지께서 일기를 쓰셨을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비망록이 존재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전두환 전 대통령도 비망록 존재 가능성을 시사하고 나섰다.전두환 전 대통령은 같은 날 최 전 대통령의 하야 과정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최규하 전 대통령이 (재직 당시 일 등을) 굉장히 섬세하고 풍부하게 모두 기록했을 것”이라며 “비망록 형식이든 회고록 형식이든 발표가 되면 여러분이 궁금하게 여기는 점이 밝혀지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의 발언은 1979년 10ㆍ26과 12ㆍ12사태, 이듬해 5ㆍ17 계엄 확대 이후 집권한 신군부에 밀려 최 전 대통령이 대통령직에서 8개월 만에 하야한 사건 등에 관한 구체적 진상이 비망록 형식 등으로 밝혀질 수도 있다는 뜻으로 해석돼 주목된다. 이런 가운데 1990년대 중반 12ㆍ12 및 5ㆍ18 사건을 수사했던 한나라당 장윤석(당시 서울지검 공안1부장) 의원도 최 전 대통령의 회고록 존재 여부와 관련해 “(최 전대통령이) 회고록이나 비망록을 쓰고 있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언급해, 만약 최 전 대통령의 비망록이 공개될 경우 하야 의문이 풀어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최 전 대통령을 끝까지 보좌한 최흥순 비서실장은 이와 관련 “최 전 대통령이 비망록을 쓴다는 말을 남긴 적은 없지만 만약 비망록 등이 발견되면 가족회의를 열어서 (공개여부를) 발표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