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공정위, 삼성생명 동시에 조사하는 이유
법인카드 룸살롱 논란에 이어 한 달 넘게 이어진 세무조사에 곤혹…대기업 때리기 일환?
2011-07-30 김경탁 기자
[매일일보비즈] 삼성생명이 지난 6월부터 현재까지 세무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공정거래위원회도 삼성생명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정권차원에서 ‘삼성생명 털고 가기’가 진행되는 것아니냐는 시선이 제기되고 있다.30일 삼성생명 관계자에 따르면 국세청은 지난달 말부터 삼성생명에 대한 세무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삼성생명에 대한 세무조사는 2007년 3월 이후 3년3개월 만으로, 삼성생명과 국세청은 이번 세무조사가 정기적인 것일 뿐이라는 입장이다. 국세청은 올해 상반기 삼성화재와 삼성증권에 대해서도 세무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지난 7월 15일 민주당 조영택 의원이 “조홍희 신임 서울국세청장이 국세청 징세법무국장이던 지난 2008년 11월부터 한 달 동안 삼성화재, 삼성생명 법인 카드로 10여 회 룸살롱을 출입했음을 확인했다”고 밝히면서 논란의 중심에 떠오른 바 있다.참여연대는 21일 조영택 의원의 폭로를 근거로 검찰에 관련자들을 뇌물수수와 직무유기 등의 혐의로 고발조치했지만 조홍희 청장은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이러한 가운데 공정거래위원회가 28일 삼성생명 등 주요 생보사를 찾아 공시이율을 산출하는 근거가 담긴 자료를 복사해 간 것으로 전해져 충격을 더해주고 있다. 공시이율은 은행의 예금 금리와 비슷한 것으로, 저축성 보험에 적용되는 금리를 가리키는데, 공정위는 생명보험업계의 공시이율과 관련해 담합의혹을 조사하고 있다.일단 생보업계는 “공시이율 결정이 자율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히고 있지만 공정위는 지난 2008년에도 13개 생보사가 퇴직보험상품의 금리를 공동 결정한 점을 적발, 14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바 있다. 재계 일각에서는 국세청 세무조사와 공정위 담합 조사가 동시에 벌어지고 있는 점과 함께 세무조사가 벌써 한 달이 넘게 진행되고있는 것을 들어 최근 정부 고위층에서 잇달아 터져나오고 있는 대기업 때리기의 일환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재계에서는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해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등 정부 핵심 인사들이 잇따라 대기업에 대한 불만을 제기한 것에 대해 반발하는 분위기도 있다.하지만 최근 조석래 전경련 회장이 제주도포럼 개회사를 통해 정부에 대해 중심을 잡아야 한다고 한마디하자 마자 이 대통령이 즉각 "대기업도 자기 생각만 하지 말아야 한다"고 맞받아침에 따라 일단 몸조심하고보자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