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게임, 네오위즈에 밀리나?”…게임업계 3·4위 역전 예고
2010-08-02 박정자 기자
2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3위 업체인 한게임은 매출이 정체 현상을 겪고 있는 반면 4위 업체인 네오위즈게임즈는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는 3분기에는 두 회사의 순위(매출 기준)가 뒤집힐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게임은 지난 달 30일 실적발표에서 2분기에 1104억 원의 매출액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전분기(1175억 원)는 물론 전년 동기(1110억 원)에 비해서도 줄어든 실적이다.
이에 비해 네오위즈게임즈는 2분기에 937억 원의 매출액을 달성하며 전분기(906억 원)는 물론 전년 동기(621억 원)보다 무려 51%나 급증했다. 네오위즈게임즈는 특히 10분기 연속 최대 매출을 경신했다.
구체적인 실적 내용을 보면 두 회사의 격차는 더욱 더 벌어진다.
네오위즈게임즈는 웹보드게임 비중이 28%(264억 원)에 불과하고 나머지 72%(672억 원)를 퍼블리싱 게임 매출로 벌어들였다. 특히 지난 2분기 웹보드게임은 전분기에 비해 4% 감소했고, 퍼블리싱 게임은 7% 증가했다. 피파온라인2의 월드컵 특수와 크로스파이어의 중국 성장세 덕에 퍼블리싱 게임이 매출 상승을 견인한 셈이다.
이에 비해 한게임은 매출 가운데 웹보드게임이 절대적인 비중으로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한게임이 국정감사에서 밝힌 웹보드게임 매출 비중은 66%에 달했다. 한게임은 이를 50%로 이하로 줄이고 퍼블리싱 명가로 태어나겠다고 선언했지만 뚜렷한 성과를 못 내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견해다.
게임트릭스에 따르면(1일 기준) PC방 사용시간 기준으로 한게임 로우바둑이는 16위, 신맞고는 20위를 기록해 여전히 한게임 고포류가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 등이 근거다.
또한 올해 초 출시한 세븐소울즈의 경우 초반에 좋은 반응을 얻는 듯 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인기가 떨어지고 있다. 기대를 모으고 있는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테라’도 내년에나 매출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사실 한게임의 매출 성격으로 놓고 볼 때 업계 3위 타이틀은 과분하다는 지적도 많았다. 실제로 정욱 대표대행도 지난 3월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웹보드 게임의 매출비중이 높아 넥슨, 엔씨소프트와의 실적경쟁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며 “그보다는 퍼블리싱 영역에서 3위권 안에 진입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오는 3분기에는 두 회사의 매출 실적이 역전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네오위즈게임즈는 기존게임들의 흥행에 힘입어 사상 최초로 1000억 원을 돌파해 1180억 원 가량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게임도 성수기 효과로 전분기에 비해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지만 큰 수준의 변화는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이창영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퍼블리싱 게임에 특별한 흥행이 없었고, 웹보드 게임의 자정노력으로 3분기에도 전분기처럼 연간 성장률이 정체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연간 기준으로도 두 회사의 매출 실적은 박빙으로 예상되고 있다. 네오위즈게임즈는 2분기 실적을 토대로 연간 매출목표를 4200억 원(기존 3400억 원)으로 상향조정했다. 한게임은 연간 목표수치를 따로 밝히지 않고 있지만 정욱 한게임 대표대행은 지난해(4467억 원)보다 성장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었다.
업계에서는 연내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는 ‘테라’의 흥행여부에 따라 한게임이 실적성장이나 매출 다변화를 도모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테라는 최근 3차 비공개시범테스트(CBT)를 마치고 올 4분기에 공개시범테스트를 거쳐 연내에 상용화할 계획이다. 다만 연내 상용화돼도 매출기여는 내년에나 가능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