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욕 채우다 상장폐지 '악덕기업주' 대거 적발
2010-08-02 이황윤 기자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검사장 김홍일)는 각종 비리를 저질러 상장폐지를 초래한 기업사냥꾼과 악덕기업주 등 21명을 기소(구속기소 12명)했다고 1일 밝혔다.
이번 수사는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의 지휘 아래 지난 6월 전국 검찰청에서 동시에 시작됐으며, 최근 상장폐지된 30여개 업체 관련자 80여명이 수사선상에 올랐다.
검찰은 기소된 21명 외에도 8명을 구속하고 18명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검거에 나섰다.
검찰에 따르면 인삼제품 제조업체 대표인 A씨는 주식을 담보로 사채를 빌린 뒤 작전꾼을 통해 주가를 조작, 34억원의 이익을 챙겼다. 회사는 지난 4월 상장폐지됐다.
A씨는 공인회계사와 짜고 비상장주식을 과대 평가받아 회사가 사들이게 하는 수법으로 차액 45억원을 챙겼고, 이 돈으로 주식을 매입, 대주주가 된 것으로 드러났다.
패션잡화 제조업체 B씨는 작전꾼에게 주가를 올려달라고 부탁하고 그 대가로 회사 명의의 약속어음 50억원을 주기도 했다. 이 회사도 올해 4월 상장폐지됐다.
B씨는 사채업자에게 진 빚을 갚기 위해 회사 소유 주식 630만주(72억원 상당)를 빼돌리는 등 개인 빚을 갚기 위해 총 80억원을 횡령한 혐의도 받고 있다.
현재까지는 상장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실사주 C씨는 2년 간 매출이 전혀 없는 자회사에 200억원을 대여한 후 그 자금을 빼돌려 빚을 갚는데 썼다.
D씨는 회사 매각대금 290억원이 생기자 한화 100만원으로 몽골 법인 주식을 취득해 사촌동생에게 명의 이전, 구리광산 개발 투자 명목으로 290억원을 빼내 마음대로 주물렀다.
지난달 상장폐지된 공연기획업체 대표 E씨는 콘서트 투자금 등의 명목으로 거래처에 선급금을 줬다가 되돌려 받는 수법으로 증자대금 178억원 중 82억원을 횡령했다.
집중력 향상기기 제조업체 최대주주인 F씨는 600억원에 이르는 개인 채무를 감당할 수 없게 되자 회삿돈과 주식 등을 빼돌려 이를 갚았다가 검찰에 적발됐다.
회삿돈 83억을 빼돌리고 유상증자를 통해 100억원을 가장납입했다가 적발된 자원개발업체 대표 G씨의 경우 강원랜드에서 도박으로 10억원을 탕진하기도 했다.
대검찰청 이창재 수사기획관은 "정상경영에는 관심이 없는 기업사냥꾼, 퇴출 위기 상태에서의 '무늬만 증자' 등으로 인해 서민투자자만 손실을 보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되며, 검찰도 서민투자자들을 울리는 기업사냥꾼과 악덕 기업주 및 이에 가담한 사채업자, 공인회계사 등을 가려내는데 전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