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혈예술청년단 2016년 신작 ‘춤인 것’과 ‘춤이 아닌 것’ 공연
움직임 + 미디어 설치 + 애니메이션 씽크(SYNCH) 맞춘 융복합 공연
2017-12-12 김종혁 기자
[매일일보 김종혁 기자] 열혈예술청년단의 2016년 작품 <씽크(SYNCH)04 – 바디 그라데이션(BODY GRADATION)(이하 ‘씽크04-바디 그라데이션’)>이 오는 12월 13일부터 15일 저녁 8시 인디아트홀 공에서 총 3회의 공연을 갖는다.<씽크04-바디 그라데이션>은 안무가 유재미의 움직임을 중심으로 미디어 아티스트 김현주와 애니메이터 박형민이 합을 맞춘 융복합 퍼포먼스이다.안무가 유재미는 이번 작품을 통해 춤을 구성하는 다양한 요소인 움직임과 신체 등을 해체하고 재구성 하는 작업을 진행했다.또한, 이러한 안무적 실험을 통해 ‘어떤 것이 춤이다’라고 정의내리기보다는 다양한 춤의 그라데이션을 펼치면서 발견되는 흥미롭고 다양한 현상들을 가지고 춤을 만들어내는 ‘춤에 대한 춤’이라 할 수 있다.<씽크04-바디 그라데이션>의 협업작가인 미디어 아티스트 김현주와 애니메이터 박형민은 안무자가 던진 ‘춤은 무엇이며 춤이 아닌 것은 무엇인가.’, ‘춤을 추는 몸은 개념인가 또는 그 이상인가.’ 등과 같은 질문을 바탕으로 함께 춤의 본질을 탐구했다.결국, 이 작업은 춤에서부터 춤이 아닌 것 까지, 몸에서 부터 몸이 아닌 것 까지를 점층적으로 나열하여 춤을 생성, 소멸 시키는 일종의 실험이다. 특히 이 작업은 공연이라기보다는 ‘춤’ 또는 ‘몸’의 전시에 가깝다고 판단하여 일반적인 공연장 보다는 전시장에 가까운 공간을 선택했다.
이번 작품은 열혈예술청년단 안무가 유재미의 연작인 “SYNCH” 시리즈의 네 번째 작품이다. 안무가 유재미는 “SYNCH” 이전 작업에서 주로 특별한 소재나 스토리텔링보다는 움직임 자체의 미학을 끌어내고자 고심했다.
더불어 우연한 기회에 연출한 댄스필름 작업을 통해 움직임의 시각적 흥미를 증폭시키는 것에 영상 언어가 효과적이라 생각하고 움직임과 영상, 그리고 공간의 관계를 탐구하며 “SYNCH” 연작을 만들기 시작했다.이번 시리즈의 첫 작품은 댄스필름 <SYNCH>였으며, 이후 이어진 작품 <SYNCH 02 - 생포된 풍경>이 2013년 서울문화재단 유망예술지원사업 DOT(Dance off Theatre, 홍은예술창작센터 주관)에 선정되어 시리즈의 맥을 이어가게 된다.<SYNCH 02>는 영상언어와 무대언어를 조합해 여러 장소에서 동시에 벌어지는 공연들을 콜라보레이션하는 작업이었고, <SYNCH03-원자의 정원>은 ‘동시성’이라는 맥락에 더해 실내수영장이라는 특수한 환경과 수중 촬영 영상의 동기화를 실험했다.열혈예술청년단의 대표이자 안무자인 유재미는 컨템포러리 댄스가 빠지기 쉬운 ‘불필요한 감정과잉’, ‘어설픈 스토리텔링’, ‘속 빈 소재주의’ 등의 함정을 경계한다. <PAIRS>, <멈칫거리는 곡선>, <ELASTIC>, <SYNCH> 등의 제목에서부터 드러나는 것처럼 유재미는 ‘움직임이 움직임을 움직이는 움직임’이라는 주제로 ‘춤의 본질’에 정교하게 접근하고 있다.연출자인 윤서비의 작업은 본질적 요소들에 대한 의심과 공격을 원동력으로 삼는다. ‘장르간 경계’, ‘공연이 벌어지는 장소’, ‘꾸며진 각본’ 등에 대한 비판적 탐구는 ‘뇌과학과 자유의지’, ‘현실의 대본화’, ‘인간과 로봇’ 등에 대한 관심으로 확대돼 <불안하다>시리즈, <로봇을 이겨라> 시리즈를 창작하고 있다.열혈예술청년단은 2000년 창단, 올해로 16년차를 맞이한 단체다. 다양한 환경에서 공연하는 장소특정적 공연을 창작해왔다.2010년 LIG문화재단의 링키지프로젝트를 계기로 미래지향적 공연창작을 위한 새로운 실험에 착수했다. 그 결과 예술과 과학의 융복합 작업인 <불안하다> 시리즈와 미디어와 무용의 콜라보 작업인 <싱크(SYNCH)> 시리즈를 꾸준히 발표하고 있다.미디어 아티스트 김현주(ex-media)는 로보틱아트와 영상설치를 컴퓨테이션에 접목한 확장미디어를 추구한다. 그는 디지털 테크놀로지가 이루어낸 미학적, 사회.문화적 변화들에 관심을 가지면서, 디지털 테크놀로지의 비물질성, 인간이 테크놀로지와 상호 작용함으로써 변화된 일상, 이에서 작가가 느낀 편치 않음과 불안, 더 나아가 포스트 휴먼적인 현상들을 개인적이고 관조적인 톤으로 풀어내고자 노력해 왔다.애니메이터 박형민 작가는 살아 꿈틀거리는 몸이 주는 온기와 매력, 그리고 그 몸의 움직임이 갖는 마력에 빠져 허우적거리다보니 어느새 애니메이터의 길 위에 올라서 있었다. 몸에 대한 관심은 자연스레 춤을 비롯한 공연예술 분야로 확장됐고, 여전히 그 속에서 자유로운 영혼을 꿈꾸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