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조직개편, 어떤식으로 흘러갈까

이재용 부회장 “미전실 해체” 언급…조직체계 변화 불가피
투명성 강화 새 컨트롤타워 설립·지주사 전환 가속 전망 등

2017-12-12     이한듬 기자
[매일일보 이한듬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이 삼성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오던 미래전략실을 해체하겠다고 언급하면서 향후 조직개편 방향에 비상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1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은 이 부회장이 미전실 해체를 언급한 직후 곧바로 조직개편 검토 작업에 착수, 향후 방안을 모색 중이다.앞서 이 부회장은 지난 6일 진행된 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 미전실 해체를 요구하는 이종구 새누리당 의원의 질문에 “국민 여러분들께나 의원님들께서 부정적인 인식이 있으시면 없애겠다”고 밝힌 바 있다.미전실은 고(故) 이병철 창업주가 지난 1959년 만든 ‘비서실’을 시작으로, 이건희 회장대에 구조조정본부, 전략기획실을 거쳐 2010년 말 현재의 미전실로 형태를 바꿔왔다.현재 전략 1·2팀, 경영진단팀, 기획팀, 인사지원팀, 커뮤니케이션팀, 준법경영팀, 금융지원팀 등 8개팀 200여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곳에서 근무 중인 인원들은 대부분 삼성그룹 각 계열사에서 발탁돼 순환근무를 하고 있으며, 미전실이 해체될 경우 원래 소속이던 계열사로 복귀할 전망이다.업계에서는 미전실이 없어지더라도 이를 대체할 다른 형태의 의사결정기구가 설립될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그룹의 중차대한 투자나 경영사안 결정에 필요한 제반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선 이를 총괄할 수 있는 컨트롤타워의 존재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다만 이번 청문회를 비롯해 줄곧 제기돼 왔던 부정적인 인식과 비판을 차단하기 위해 투명성과 독립성을 대폭 강화한 새로운 형태의 기구를 수립할 전망이다.일각에서는 주요 계열사 CEO가 주축이 된 사장단협의회를 구성해 매주 진행되는 사장단회의를 통해 의사결정기구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지주사 전환 속도가 더욱 빨라질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삼성전자에 미전실 기능이나 주요 인력을 미리 이관해 둔 뒤 삼성전자를 주축으로 지주회사 체제를 확립해 나가는 방안이다.지주회사체제는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는 지배구조체제라는 점에서 가장 이상적인 대안으로 꼽히고 있다.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계열사간 지분정리를 비롯해 물리적인 비용과 소요 시간이 만만치 않다는 점이 걸림돌로 지적된다.특히 내년도 사업의 정상적인 추진을 위해서는 조속한 인사와 조직개편이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에, 지금 당장의 지주회사체제 전환 보다는 장기적으로 지주회사체제 전환을 염두에 둔 대책을 마련해 발표할 것으로 전망된다.다만 현재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한 특검 등 기업을 향한 사정당국의 압박이 계속되고 있는 점은 변수다.때문에 일각에서는 삼성의 조직개편 발표가 올해를 넘겨 내년 2월 중순 이후로 미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이와 관련 삼성 관계자는 “지금으로선 정확한 조직개편 시기를 알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