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헌’이 연결고리…與野 정계개편 가시화될까
與 비주류에 손학규 구심점 野 개헌파까지 합세
문제는 ‘제3지대’…국민의당이냐 반기문 변수냐
2017-12-14 조아라 기자
[매일일보 조아라 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가결로 정치권에서는 개헌론을 둘러싼 정계개편이 가시화 되는 모습이다. 촛불 민심을 등에 업고 제왕적 대통령제 자체를 뜯어고치자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는 것.정계개편의 불씨는 여권이 먼저 쏘아 올렸다. 탄핵 가결에 힘을 보탠 여권 비주류가 탄핵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던 지난 9일 당내 개헌 추진회의를 출범시키면서다. 이 자리에 참석했던 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는 “이제 더 이상 우리나라에 이러한 비극을 없게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분권형 개헌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비주류를 이끌었던 김 전 대표가 당 내홍이 격화되자 창당까지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른바 개헌을 고리삼아 ‘제3지대’로까지 확대될지 주목되고 있다. 여기에 이미 새누리당을 떠났던 ‘탈당파’ 의원들까지 합세하면 그 규모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새누리당 탈당파의 대표적 개헌론자인 남경필 경기도지사도 앞서 “현재 정치권 안에서 새로운 정치를 꿈꾸는 분들 누구하고도 대화할 수 있다”고 밝힌 만큼 뜻이 맞는 개헌파들과의 연대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다.남 지사가 연대의 대상으로 거론한 인사는 김종인 전 민주당 비대위 대표, 정의화 전 국회의장,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 등이 대표적이다. 여야를 막론하고 모두 적극적인 개헌론자들이다.손 전 대표는 이에 ‘제7공화국’을 내세우며 주도적으로 개헌파들을 모으고 있다. 손 전 대표는 전날(13일) 자신의 싱크탱크인 동아시아미래재단 창립 10주년 행사에서 “7공화국 건설에 나설 개혁세력을 한데 묶는 일을 하겠다”며 “개혁의 전사를 모으겠다. 7공화국을 위한 ‘국민주권 개혁회의’를 만들어 대한민국의 국가적 대개혁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른바 ‘제3지대’론을 본격적으로 구성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같은 날 김부겸 의원도 “촛불시민 혁명은 개헌으로 완성돼야 한다”며 개헌추진에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안철수 국민의당 전 상임 공동대표도 “손 전 대표와 오래 전부터 문제의식을 같이 해왔다”면서 “민심에 나타난 것은 대통령을 바꾸라를 넘어서 나라를 바꾸라는 요구가 아니냐. 거기에 분명히 개헌도 포함된다고 본다”고 화답한 상태다.문제는 이들이 어디에서 의기투합을 할 것인지에 대한 대답이 명확하지 않다는 점이다. 현재로서는 국민의당이 ‘제3지대’를 자청하고 있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그동안 국민의당은 손 전 대표 등 개혁세력을 모으려고 당 문호를 개방해왔다. 제3지대는 국민의당 중심으로 내세워왔던 가치”라고 강조했다.다만 다음 달 귀국 예정인 반기문 유엔 총장이 대선에 나설 경우 새로운 제3지대의 중심축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와 관련 여권의 한 관계자는 “반 총장이 개헌을 주장하면서 제3지대를 천명한다면 새누리당 비주류는 야권보다는 반 총장을 중심으로 모일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