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SK그룹, 대내외 악재에 ‘전전긍긍’
최순실 사태 후폭풍 지속…면세점 고배·최태원 회장 출금 등
이번주 정기 인사 전망…쇄신 통해 분위기 반전 나설지 주목
2016-12-19 이한듬 기자
[매일일보 이한듬 기자] SK그룹이 대내외 악재로 고민에 빠졌다.정국을 강타 중인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돼 연일 구설에 오르내리는 것은 물론, 최근 진행된 서울 시내 면세점 재승인 심사에서 고배를 마시고 최태원 회장은 출국금지를 당해 해외사업 차질이 우려되는 등 겹악재가 이어지고 있는 것.19일 업계에 따르면 SK네트웍스는 17일 발표된 서울 시내면세점 신규특허 심사 결과에서 특허권 재취득에 실패했다.SK네트웍스의 면세점 사업은 최신원 회장이 회사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고 재탈환을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 온 분야지만, 결국 실패로 끝나게 됐다.업계에서는 SK네트웍스가 사업권을 되찾는데 실패한 이유로 면세점 위치가 경쟁업체들에 비해 접근성이 떨어지는 점, 매출이 상대적으로 뒤쳐지는 점 등을 꼽고 있다.그러나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된 점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SK는 최순실 사태와 관련해 미르·K스포츠 재단에 출연금을 내면서 박근혜 대통령 등에게 면세점 추가 특허권 확보 문제를 해결하려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 있기 때문이다.최순실 사태를 수사 중인 특검팀은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월에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독대할 때 준비한 ‘대통령 말씀자료’를 확보 했는데, 여기에는 신규 면세점 특허제도 개선 방안이 담기는 등 최 회장의 민원에 대한 긍정적인 답변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박 대통령이 대기업이 낸 재단 출연금 대가로 총수가 제기한 민원을 처리해준 것이라 볼 수 있다는 해석이다.그러나 SK측은 사실과 거리가 멀다는 입장이다. SK 관계자는 “(최 회장이)청문회에서도 말했지만 면세점 사업이 그룹 매출에 비하면 굉장히 작은 부분이고, 대단한 사업이 아니기 때문에 무엇을 부탁할 사안이 아니다”며 “통상적으로 현안과 관련한 요청이 오는데, 대통령이 경제와 SK그룹의 진행 상황과 관련해 얘기를 하자고 했기 때문에 정리를 했을 뿐 부탁하려고 한 게 아니다”고 반박했다.이어 “(박 대통령과 최 회장의)독대 이전인 지난해 9월과 12월에 정부에서 면세점 제도 개선을 위한 연구 용역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현재 특검은 뇌물죄 수사에 성패를 걸고 있는데, 이에 따라 SK에 대한 추가적인 조사 역시 이어질 전망이다.최태원 회장의 발이 묶인 점도 악재로 꼽힌다. 특검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함께 최 회장에 대한 출국 금지 조치를 내렸다.최 회장은 지난해 8월 광복절 특별사면 직후 국내외 사업장을 분주히 오가며 현장경영을 펼쳐왔다.특히 그룹이 신성장동력으로 삼은 신에너지와 관련해 중동을 잇따라 방문하는 등 직접 그룹의 미래를 준비해 왔다.하지만 출금 조치로 이 같은 현장 경영 행보 역시 일시 중단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글로벌 경제인사들이 한데 모이는 다보스포럼 참가 역시 장담할 수 없게 됐다.이런 가운데 SK그룹이 이번 주 중 정기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 규모와 성격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최 회장이 올 들어 잇따라 강도높은 혁신을 강조해 왔던 만큼 대대적인 쇄신을 통해 그룹의 새로운 성장 발판을 마련할 것이라는 관측이 있는 반면, 최순실 게이트로 어수선한 분위기를 감안해 소규모 인사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업계 관계자는 “최순실 게이트 여파가 장기화 되면서 각 기업들의 인사 성격을 예측할 수 없게 됐다”며 “인사와 조직개편의 규모·성격 등은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