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금융권 찾는 중소기업들 증가...대출금 31%↑

중소기업 대출금 잔액 76조5723억원...시중 은행이 최근 대출 문턱 높였기 때문

2017-12-20     홍진희 기자
[매일일보 홍진희 기자] 시중은행보다 금리가 높은 제2금융권에 손을 벌리는 중소기업들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20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0월 기준 비은행 예금취급 기관(비은행)에 빌린 중소기업 대출금 잔액은 76조5723억원이었다.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2%(18조20180억원) 증가한 수준이다. 지난달과 비교해도 2%(1조4863억원) 정도 증가했다.비은행에는 상호금융, 상호저축은행, 새마을금고 등 ‘제2금융권’이 다수 포진돼있다. 지난 10월 기준 상호저축은행의 기업 자금 대출 가중 평균 금리는 연 7.45%로 시중은행보다 4%포인트 이상 높았다.기관별로는 상호금융에서 빌린 대출금 잔액이 35조1539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상호저축은행(22조3555억원), 신용협동조합(8조2343억원), 새마을금고(6조7672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반면 지난 10월 기준 중소기업의 예금은행 대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6% 증가하는 데 그쳤다. 예금은행 대출 증가율은 같은 기간 기준으로 비은행보다 25%포인트 적은 수준이다.업계에서는 은행 대출이 어려워져 비은행 대출이 늘어나는 ‘풍선효과’가 나타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비은행 대출이 급증한 것은 정부의 조선·철강업 등 취약산업 구조조정 여파로 시중 은행이 최근 대출 문턱을 높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금리 부담 등으로 자체적인 경영 정상화가 힘들어진 중소기업들도 속출하고 있다.금융감독원은 이달 중소기업 176곳을 워크아웃·법정관리 등 구조조정 대상에 선정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몰아닥쳤던 2009년 이후 7년 만에 최대 규모다. 경영 정상화 가능성이 없어 사실상 ‘퇴출 대상’으로 분류된 기업은 105곳이나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