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거워진 환율, 철강·은행·증권업 '빙그레'
2011-08-04 이황윤 기자
지난 3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1172.5원)보다 0.9원 낮은 1171.6원으로 마감됐다. 환율은 3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이날 종가 1171.6원은 지난 5월 19일(1165.1원) 이후 최저치였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환율 하락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 예상한다.
변지영 우리선물 연구원은 "미국 경제지표 관련 불확실성과 외환당국 개입이 환율 하락 속도를 제한할 수는 있겠지만 아래쪽으로 기운 방향성을 바꿀 수 있을지는 의문스럽다"고 지적했다.
원정환 외환은행 외환운용팀 대리도 "외환당국 개입 경계감 때문에 1170원대 후반까지 오를 여지가 있긴 하지만 환율이 최근 하락 추세를 거스르며 급등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초 대비 5% 가까이 하락했다. 수출 호조에 따른 경상수지 흑자 기조와 저금리를 동반한 선진국 자본의 국내(주식 및 채권시장) 유입이 원화 강세 주원인이다. 해외 자본 유입은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미국과 한국 간 경기 회복 속도차와 금리 차이가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추가 유동성을 공급할 것이라는 예상까지 나오고 있다.
안전자산 선호 약화도 원화 강세에 힘을 싣는다. 지난달부터 금값이 급락하는 반면 유가가 급등하고 있다. 외국인 자금도 안전자산인 채권보다 위험자산인 주식 쪽으로 유입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외국인 주식 매수 관련 환전물량은 환율에 하락 압력을 가한다.
이승재 대신증권 연구위원은 "코스피지수가 전고점을 돌파한 상황에서 환율은 연저점인 1100원 초반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 연구위원은 이번 환율 하락기에 철강·은행·증권주가 높은 수익률을 기록할 것이라 예상했다.
2005년 이후 1% 이상 환율 하락이 2주 이상 지속된 경우는 총 12번이다. 이 기간 동안 수익률 최상위 업종으로 가장 자주 등장했던 업종은 철강, 은행, 증권업이다. 이들 3개 업종의 평균 수익률은 각각 7.2%, 7.5%, 5.6%로 최상위권이다.
철강주 강세 원인은 원재료 수입비중이 높아 환율 하락 시 비용 절감효과가 있다는 점이다. 이 연구위원은 "철강업종은 환율이 1% 하락할 때마다 700억 원 가량 외환이익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은행주 강세 원인은 환율 하락 시 외화차입비용이 감소한다는 점, 증권주 강세 원인은 환율과 주가 간 '음의 상관관계' 탓에 환율 하락기에 코스피지수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