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 역사교과서 운명 ‘이번 주에 갈린다’

교육감·야당, ‘학교 현장 적용 시기 1년 연기 수용’

2017-12-25     임진영 기자
[매일일보 임진영 기자] 대한민국을 지난 1년여간 들쑤셨던 국정 역사교과서의 운명이 이번 주 판가름 날 전망이다.국정교과서의 강행과 폐지를 놓고 그 동안 의견을 수렴했던 교육부가 현장 적용 방안을 결정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국정교과서 채택에 반대해 온 시도 교육감들과 야당이 국정교과서 시행을 1년간 연기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주목된다.25일 교육부에 따르면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총리는 오는 27일이나 28일경에 기자회견을 열고 국정교과서 현장 적용 방안을 확정, 발표할 방침이다.그간 교육부는 국정교과서의 현장검토본을 지난달 28일 교육부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교사와 일반 국민의 여론을 모아왔다.국정교과서 적용 방안 관련 의견수렴은 교과서 최종본 인쇄에 앞서 교사 등 현장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한 뒤 수정하거나 보완할 부분을 검토하기 위한 통상적인 절차라는 것이 교육부의 주장이다.다만 이번 국정교과서 시행안은 시행 의사를 밝혔던 초기부터 반대 여론이 우새했고 국정교과서 채택에 최순실 등 청와대 비선 세력의 압력이 있었다는 의혹까지 겹쳐 국정교과서 채택 폐기 압력이 갈수록 증가했다.이에 교육부는 최종 의견수렴 시 통상적인 오류 수정·보완과 함께 교과서의 현장적용 여부까지 재검토해 발표하겠다고 방침을 내놨다.현재 국정교과서 시행시기를 내년 3월1일에서 그 보다 1년 뒤인 2018년 3월1일로 1년 늦추는 방안이 점쳐지고 있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당과 시도 교육감들 역시 교과서 1년 유예 방안은 수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다.역사교과서국정화저지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유은혜 민주당 의원 측은 “다음 주 이준식 부총리의 발표 내용을 봐야 알겠지만 시행 연기는 사실상 국정화 철회로 받아들여진다”며 “이는 수용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국정교과서 반대를 강하게 주장하던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도 지난 7일 국정화 철회 촉구 기자회견에서 시행 연기와 함께 국·검정 교과서 혼용안을 제안했다.조 교육감은 “2015 개정 교육과정 적용 시기를 역사 과목도 다른 과목들과 마찬가지로 2018년 3월로 1년 미룬다면 그 사이 검정교과서도 새 교육과정에 맞춰 수정 개발될 수 있다”며 “ 이 경우 국정교과서도 여러 검정교과서 가운데 하나로 들어와 경쟁할 수 있다”고 말했다.시행시기 연기와 함께 또 하나의 유력안으로 거론됐던 국·검정 혼용안에 대해 이준식 부총리는 지난 13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서 “국검정 혼용은 어렵다”며 반대 의사를 내놨다.대통령령 개정 등에 시일이 걸리는 점 등을 고려한다면 당장 내년 3월부터 국·검정 교과서를 혼용하는 방안은 대통령령 개정 등에 시일이 걸리는 점 등을 고려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뜻으로 분석된다.국정교과서 관련 교육부 실무 책임자인 박성민 역사교육정상화추진단 부단장은 지난 22일 새누리당 의원들 주최로 국회서 열린 역사교과서 토론회에서 “국정교과서를 당장 내년부터 적용할지 여부는 부총리가 다음 주 발표할 예정이지만 이 안은 금방 이뤄지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물론 일각에선 교육부가 교과서 국정화를 강행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그러나 최근 새누리당 분당 사태가 심상치 않고 이 와중에 친박계가 박근혜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인 국정교과서 채책안에 대해 노선 변화를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져 강행은 어렵다는 분석이 우세하다.특히 최순실 게이트와 맞물려 국정교과서에 대한 반발이 갈수록 거세지는 사회 여론 등을 감안하면 국정교과서 강행은 어렵다는 것이 대체적인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