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홍진희 기자] 횡령이나 배임이 발생한 기업에 금융당국이 외부감사인을 강제로 정해주는 감사인 지정 요건이 한층 구체화될 전망이다.현재까지는 한국거래소 공시 규정에 따라 횡령이나 배임 발생 사실을 공시한 기업은 자동으로 감사인 지정 대상에 들어갔다.하지만 요건이 구체적이 않아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어왔다.금융위원회는 이런 내용을 담은 ‘외부감사 및 회계 등에 관한 규정’ 개정안을 마련했다고 25일 밝혔다.감사인 지정은 횡령 범죄난 분식회계, 불성실 공시 등으로 기업의 재무 건정성이 의심될 때 회계법인 등 외부감사인을 금융당국이 직접 지정해 주는 행정조치다.지금은 감사인 지정 시 단순히 한국거래소 규정을 준용하는데, 코스피·코스닥·코넥스시장 상장사는 임원의 경우 금액에 상관없이 횡령·배임 혐의가 확인됐을 때, 직원의 경우는 횡령·배임액이 자기자본의 5% 이상일 때 공시하게 돼 있다. 여기에 해당되는 기업은 무조건 감사인 지정 대상이다.그러나 개정안은 거래소 공시 규정이 아닌 자체적인 기준을 만들어 감사인 지정 대상이 되는 임원의 횡령·배임 금액을 구체적으로 명시했다.우선 상장법인 임원이 횡령이나 배임을 저질렀을 때 감사인 지정기준이 되는 금액을 자기자본의 0.5% 이상으로 정했다. 직원은 지금과 마찬가지로 5% 이상이다.또한 기업 규모에 따라 코스피 상장사는 자산총액 2조원 이상, 코스닥·코넥스 상장사는 자산총액 2000억원 이상인 경우 임원이 자기자본의 0.25% 이상을 횡령·배임하는 사건이 발생하면 감사인 지정 대상이 되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