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달청 "8월부터 외자입찰서 평가결과 모두 공개"

2010-08-04     이황윤 기자
[매일일보비즈] 조달청이 이달부터 모든 외자입찰서의 평가결과를 공개하기로 했다.

조달청(청장 노대래)은 8월부터 모든 외자입찰서의 평가결과를 공개하고, 헬리콥터, 철도차량, 수퍼컴퓨터 등 고가의 주요 장비에 대해서는 평가위원회를 구성, 평가하도록 한다고 4일 밝혔다.

지금까지는 국가, 지자체 등 수요기관이 조달청에 외자구매를 요청하더라도 외자입찰서의 평가업무는 외자장비에 대한 전문적 지식이 필요하다는 차원에서 수요기관이 전담해 왔다.

하지만 평가 결과에 대해 간혹 의혹이 제기되는 경우가 발생했다.

이번 외자입찰서 평가제도의 개선은 이러한 의혹의 여지를 제거하고, 외자입찰서에 대한 평가의 공정성·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이번 외자입찰서 평가제도의 개선내용을 보면 모든 입찰서의 평가결과는 나라장터를 통해 입찰당사자에게 공개된다.

만일 자신의 평가 결과에 대해 이의가 있는 경우에는 공개일로부터 5일 이내에 의견 제시가 가능하고, 조달청과 수요기관은 1회에 한해 의견 제시 내용을 검토한 후 결과를 회신하도록 했다.

또 입찰자는 자신의 평가 결과만 열람할 수 있으며, 부적합으로 평가된 경우에는 그 사유도 알 수 있다.

다만 비밀이나, 보안물자는 평가 결과 비공개가 가능하다.

이와 관련 나라장터에 오는 9월까지 공개시스템이 구축될 예정이며, 그 전까지는 입찰 당사자에게 평가결과를 문서로 통보할 예정이다.

아울러 고가의 주요 장비, 즉 금액이 미화 100만 달러 이상인 헬리콥터, 항공기, 철도차량, 선박, 수퍼컴퓨터, 엑스레이검색기, 비행계기착륙장치, 공항레이더, 5축가공기 등 9품목의 경우에는 의무적으로 평가위원회의 평가를 거쳐 구매하도록 했다.

수요기관은 이들 품목을 평가위원회를 직접 구성, 평가하거나 조달청에 평가를 의뢰할 수 있다.

과거에도 외자구매 시 평가위원회의 평가 제도가 있었으나, 이는 협상에 의한 계약으로 구매하는 경우에 한정돼 있었다.

앞으로는 최저가 낙찰 방식의 일반경쟁 등의 경우에도 평가위원회의 평가를 거쳐야 한다.

평가위원회는 학계·산업계 등의 전문가로 구성되며, 평가의 공정성을 위해 13개 분야 800여 명의 전문 인력풀을 확보, 평가 시 무작위로 선정해 평가위원으로 위촉하게 된다.

조달청은 이 제도의 시행을 위해 4월과 6월 두 차례에 걸쳐 관련 수요 기관과 업체와의 간담회를 통하여 의견을 수렴한 바 있으며, 이러한 내용을 주 내용으로 하는 '조달청 외자입찰서 평가업무 처리규정'을 훈령으로 제정, 이달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이기만 조달청 국제물자국장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그 동안 수요기관이 입찰서 기술평가를 전담하고, 평가 결과가 공개되지 않아 간혹 의혹의 대상이 되는 경우가 있었다"면서 "이번 제도개선으로 외자입찰제도의 공정성과 투명성이 상당히 제고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국장은 이어 "2009년 기준으로 연간 약 3100여 건에 달하는 외자 입찰서 부적합에 대한 불필요한 의혹도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2009년의 경우 4890 품목을 외자입찰에 부쳐 1만6572개 사가 응찰했으며, 이 중 3190개 사(19%)가 입찰서 평가에서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