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연말 감원 한파...희망퇴직 줄이어
국민은행 2800명 희망퇴직 신청...2010년 이후 최대
무인점포·모바일뱅킹 거래 확산으로 인력 감소 추세
2017-12-26 홍진희 기자
[매일일보 홍진희 기자] 은행 감원 한파가 이어지고 있다. 무인점포와 모바일 거래의 확산 등 비대면 거래가 증가하면서 은행권이 인력을 줄이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이다.26일 은행권에 따르면 시중은행 중 상당수가 올 연말 희망·명예퇴직을 실시해 내년 초 시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우선 KB국민은행은 총 2800여명의 직원이 희망퇴직을 신청했다고 지난 23일 밝혔다. 이는 지난 2010년 3244명이 퇴사한 희망퇴직 이후 최대 규모다.신청자를 대상으로 심사를 거쳐 최종 인원을 확정할 예정이며 희망퇴직을 신청한 직원은 내년 1월 20일까지 근무한다.이번 희망퇴직은 제 2의 인생설계를 준비하는 직원들의 의견을 반영하여 임금피크직원 과 장기근속직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순수한 희망퇴직으로 지난 19일부터 22일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KB국민은행은 지난해부터 임금피크 제도를 새롭게 개선하여 성과가 우수한 직원은 현직에서 정년까지 계속 근무할 수 있도록 했으며 임금피크 대상 직원은 일반직무·마케팅직무·희망퇴직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도록 매년 기회를 부여하고 있다.희망퇴직을 신청한 임금피크 직원에게는 최대 27개월 이내 장기근속직원은 정년까지 잔여 근무기간을 감안하여 최대 36개월의 특별퇴직금을 지급하며 재취업의 기회도 부여할 예정이다.신한은행은 내년 1월 중 부지점장급 이상이면서 임금피크제 대상자를 상대로 희망퇴직을 실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신한은 2013년 이후 매년 적게는 150명, 많게는 310명가량 희망퇴직을 시행해왔다.KEB하나은행도 오는 26일까지 만 39세 이상으로 근속 기간이 14년 이상인 직원(1~5급)을 대상으로 준정년특별퇴직을 시행한다. 만 38세 이상으로 근속 기간이 10년 이상인 직원도 신청 대상이다.KEB하나은행은 직급에 따라 22개월~27개월치 급여를 지급하고 자녀학자금의 경우엔 직원 1인당 최대 200만원 이내로 지급할 계획이다.외국계 은행인 SC제일은행도 올해 희망퇴직을 실시한다. SC제일은행도 12월 초 희망퇴직 신청자 접수를 마감했으며, 조만간 내부 심사를 통해 퇴직인원을 확정할 예정이다.SC제일은행의 희망퇴직 대상자는 리테일금융총괄부와 커머셜기업금융총괄본부 소속 직원 중 근속 연수 만 10년 이상, 만 49세 이상 팀장급 만 50세 이상 부장급이다. SC제일은행은 희망퇴직 직원 수가 약 200여명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최근 수협은행은 독립 출범 이후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수협은행은 지난 16일부터 20일까지 3일간 입사 20년차 이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또한 과장급 이하의 경우에는 18년차 이상을 대상으로 신청을 받았다.특별퇴직금은 1960년생의 경우 임금피크제 도입에 따라 총 인건비의 85%로 하되 월 평균 임금의 27개월분을 제공하기로 했다. 1960년생을 제외한 희망퇴직 대상자는 월평균 임금의 20개월분을 제공한다.은행권의 성과연봉제 확산 분위기, 오프라인 지점 축소, 치열해지는 업무 환경으로 인해 나가서 제 2의 인생을 찾으려는 심리도 퇴직인원 가중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은행 관계자는 “모바일과 인터넷을 활용한 금융거래 플랫폼이 확산되면서 대규모 인력이 필요하던 시대는 지났다”며 “국민은행을 제외하고는 예년과 비슷한 규모의 은행원들이 은행을 떠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