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집안일은 도와주는 것?
2016-12-28 박동준 기자
[매일일보 박동준 기자] “집안일 많이 도와주죠. 설거지, 빨래, 청소하고 있어요.”출산 직후 사람들과 대화 과정에서 은연 중 많이 했던 말이다. 이런 말을 하면 상대방은 대부분 ‘자상하다’, ‘아내가 좋아 하겠다’라는 대답을 해준다.상대의 칭찬에 우쭐해져 그날 저녁 아내에게 이런 말을 들었노라고 자랑하면 단박에 돌아오는 대답에 난 머쓱해졌다.“집안일은 돕는 게 아니라 같이 하는 거야.” 되돌려 생각하니 나에게 칭찬을 해준 대다수 이들은 미혼이거나 기혼 남성들이었고 기혼 여성들은 많지 않았다.통계청이 발표한 ‘2015 생활시간조사’에 따르면 주중 맞벌이 남성은 회사일에 9시간 18분 가사노동에 41분을 쓴다. 여성은 회사일에 7시간 32분 가사노동에 3시간 12분을 소모한다. 가사노동을 포함한 전체 일하는 시간은 남편은 9시간 59분 아내는 10시간 44분으로 여성이 더 일을 많이 한다.주말은 이 차이가 더 커진다. 남편은 가사노동에 2시간 36분 아내는 5시간 3분으로 2배 가량 차이난다.분명한건 남자들의 가사분담은 증가하고 있다. 다만 그 증가 속도가 엄청날 뿐이지만. 통계청에 의하면 남성들이 가사분담에 소요한 시간은 5년 전에 비해 ‘3분’ 증가했다.정유년 새해를 맞아 많은 사람들이 목표를 세우고 다짐을 하고 있을 것이다. 남성들의 새해 다짐 속에 가정은 ‘공동체’란 의식 전환이 포함되길 바란다. 특히 다짐에만 그칠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실천으로 가정의 평화가 깃들길 간절히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