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슬림화 전략...조직 개편·점포 통폐합·대규모 감원 단행
몸집 줄여 디지털금융·해외진출 모색
2018-01-03 홍진희 기자
[매일일보 홍진희 기자] 미국 금리인상과 가계부채가 급증하면서 은행들이 위기 관리의 일환으로 몸집 줄이기에 나섰다. 모바일 금융·비대면 채널의 증가로 점포의 통폐합 두드러졌고 대규모 감원과 조직개편도 몸집 줄이기의 일환으로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1월중에 영업점 47곳을 통폐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에는 10개의 점포가 줄어든 것에 비해 더욱 큰 규모다.주요 대상으로는 삼성동 코엑스출장소가 무역센터종합금융센터지점으로, 신정중앙지점이 신정네거리역지점으로, 잠원동지점이 반포역지점으로, 종로6가지점이 종로 5가지점으로 통폐합 된다.또한 KB금융지주·KB국민은행은 12월 말 조직개편을 통해서 금융그룹 시너지 향상과 역량강화에 나섰다. KB금융그룹은 계열사간 협업 강화를 위해 자산관리(WM)와 CIB부문에서의 지주, 은행, 증권의 3사(社) 겸직체제를 시행한 것이다.KEB하나은행은 기존 15개 그룹, 17개 본부에서 72개 부서로 구성된 본점 조직을 14개 그룹, 12개 본부, 61개 부서로 줄였다. 미래금융사업본부의 모든 소속부서를 미래금융사업부로 통합해 프로젝트 중심의 셀 조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또한 하나은행은 올해 30~50개의 가량의 영업점 통폐합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하나은행은 옛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인근 점포를 통폐합하면서 총 65개 영업점을 줄이는 등 적극적으로 영업점을 줄였다.최근 IBK기업은행 신임 행장으로 취임한 김도진 행장은 부서간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본부 조직을 줄이면서 조직 시스템 개편에 나설 것이라고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김 행장은 “14∼15년이 된 사업부제를 지금 시대에 맞는 편제로 수정해야 한다”며 조직개편을 시사했다.산업은행은 지난 10월 발표한 혁신방안 반영 및 조직의 효율성 제고를 목표로 10부문 6본부 54부82지점의 기존 조직을 9부문 6본부 53부 77지점으로, 1부문 1부 5개 지점을 축소하는 조직개편을 지난달 말 단행했다.먼저 벤처·기술 등 혁신형 기업을 주로 담당하는 ‘창조금융부문’과 중견기업을 담당하는 ‘미래성장금융부문’을 ‘창조성장금융부문’으로 통합하여 창업초기 기업부터 중견기업까지 성장단계별 체계적인 지원이 가능하도록 했다.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은 양행의 조직체계를 통일시킴으로써 “투뱅크-원프로세스” 기반을 마련하고 양행간 그리고 지주사와의 겸직을 확대하여 경영효율성을 강화시키기로 했다.부산은행은 기존 7개 영업본부를 5개로 축소하고 동일 영업권내 점포간 협업체제인 패밀리그룹(FG) 제도를 확대했다.또한 몸집 줄이기의 일환으로 감원한파도 이어졌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은행의 임직원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11만5516명으로 2015년인 지난해 말(11만7023명)보다 1507명 줄었다.KB국민은행은 2만346명에서 1만9795명으로 551명이 감소했고 KEB하나은행에서 같은 기간 271명, 우리은행에서 243명, 신한은행에서 87명이 각각 감소했다.정초에도 대규모 감원 칼바람이 예상된다. 이달 중 KB국민은행에서 2800여명이 희망퇴직 할 예정이고 아직 최종 확정되지 않았지만 임금피크제에 적용돼 퇴직하는 신한과 우리은행원들도 다수 있다.은행권 관계자는 “은행들이 지점을 지속적으로 줄이고 조직 통합을 하는 것은 자산의 효율성과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며 “올해도 점포 운영비용 줄이고 은행원 감원을 통해 비대면 채널의 강화와 디지털 금융·해외진출을 강화할 것”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