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첫 드릴십 수주 주인공은 STX조선해양

‘콤팩트 드릴십’ 선형 개발, 침체된 시추선 시황 극복…“해양플랜트 부문 선도기업 될 것”

2010-08-09     김경탁 기자

[매일일보비즈] 미국 멕시코만 기름유출 사태의 여파로 단기 위축된 드릴십 시장이 장기적으로는 대체수요가 급증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STX조선해양이 올해 첫 드릴십 수주의 주인공이 돼 눈길을 끌고 있다.

STX조선해양은 지난 6일 미국 시추전문 회사인 노블드릴링홀딩(Noble Drilling Holding)사로부터 드릴십 선체(Hullside) 공사를 2.5억불에 수주했다고 9일 밝혔다. 이 드릴십은 올해 들어 전 세계에서 처음 발주되는 드릴십으로 전체 건조비용은 5.5억불 규모다.

이번에 STX조선해양이 수주한 드릴십은 길이 189m, 폭 32.2m에 약 11노트의 속력으로 이동할 수 있으며, 180명이 승선하여 최대 1만2000m까지 시추작업이 가능한 최첨단 설비로 STX다롄생산기지에서 건조되어 2012년 인도 예정이다.

특히, 이번 드릴십에는 STX조선해양이 유럽 설계사와 공동으로 개발한 ‘콤팩트 드릴십(Compact Drillship)’선형을 적용할 예정이다.

콤팩트 드릴십은 기존 대형 드릴십과 동일한 시추성능을 유지하면서 선박의 크기는 축소한 드릴십으로 북해와 같은 악천후 지역에서도 시추가 가능하도록 설계되었다. 무엇보다 운항이 용이하고 연료비 등 유지보수비용을 절감할 수 있으며 저탄소 친환경 선박이라는 것이 큰 장점이다.

STX조선해양에 드릴십을 발주한 노블드릴링(Noble Drilling)社는 미국에 본사를 둔 업계 2위의 시추 전문회사로써 현재 69기의 다양한 시추설비(Offshore Drilling Units)를 보유하고 있으며, 최근 미국의 시추업체인 프런티어(Frontier)社를 인수해 영향력을 더욱 확대하고 있다. STX조선해양은 지난 2008년 노블사로부터 드릴십 1척을 수주한 바 있다.

STX는 지난 2007년 2억불 규모 해저파이프 설치 플랜트(Pipe Laying Vessel) 수주를 시작으로 드릴십, FSU(Floating Storage Unit∙부유식 원유 저장 설비)를 차례로 수주한 데 이어 이번 수주에도 성공하면서 사업진출 4년 만에 해양플랜트 시장에서의 입지를 확고히 다져가고 있다.

한편, 전 세계 드릴십 시장은 고유가에 힘입어 2007년 12척, 2008년 19척이 발주되며 호황을 누렸지만 글로벌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오일 메이저들이 신규 발주를 대폭 축소하면서 2009년에는 단 2척이 발주되었다. 2010년 들어서는 이번 STX의 수주가 최초로, 최근 미국 멕시코만 원유 유출 사고의 여파로 침체된 드릴십 시황을 극복하고 이루어낸 성과라서 그 의미가 더욱 크다.

STX그룹 조선부문은 이번 드릴십 수주를 포함, 올해 들어 65척 50.5억불의 실적을 올리며 영업활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STX조선해양 관계자는 “이번 해양플랜트 수주를 통해 단기간에 고부가가치선박 시장에서 경쟁력을 입증했다”며 “향후 드릴십 등 해양플랜트 분야의 발주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꾸준한 연구개발과 적극적 영업활동을 통해 해양플랜트 시장의 선도 기업으로서의 입지를 다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