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대한민국 '부동산 버블' 이미 시작됐다”
2018-01-09 김태혁 기자
[매일일보 김태혁 기자] 소위 잘 나간다는 강남 아줌마들의 아파트 가격 계산법은 좀 특이하다.아파트를 매입했을 때 가격은 전혀 무시하고 최고점으로 찍었을 때의 아파트 가격만 생각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조금만 아파트 값이 떨어져도 난리(?)를 친다.이런 분들이 요즘 엄청 불안해하고 있다.‘일본식 버블 붕괴(향후 집값이 반토막 이상 된다)’가 대한민국에서도 일어나는 것이 아니냐는 불안감 때문이다.결론부터 이야기 하자면 이러한 조짐이 최근 여러 군데의 부동산 시장에서 보이고 있다.일본식 버블붕괴론의 근거는 그동안 늘어난 주택 공급 물량과 작년 기준 1300조원에 달하는 가계부채에 대한 부실 우려 때문이다. 또한 인구 감소와 함께 생산인구 감소도 이러한 논리의 근거가 되고 있다.잘 알려져 있다시피 일본은 금리 인상, 토지 구입 규제와 함께 부동산 대출을 총량제로 규제했고, 결과적으로 토지 구입 심리가 급격히 위축되면서 부동산 시장은 장기 침체에 빠졌다.정부에서는 더 이상 부동산이 투기의 대상이 아니고 ‘일본식 버블’은 절대 없다고 여러 차례 발표하고 있다.하지만 현실은 다르다.부동산 시장이 도무지 갈피를 잡기 어려울 만큼 수시로 급변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잠시 주춤하던 집값은 박근혜 정부 들어 다시 뛰어오르기 시작했다. 부동산 과열을 잡겠다고 내놓은 정부 대책은 오히려 집값을 끌어올렸다.부동산 시장은 ‘때를 놓치면 어쩌나’하는 불안과 공포가 지배하다 보니 한 치 앞을 보는 것도 어렵다. 설상가상 정부 정책은 일관성 없이 온탕과 냉탕을 오간다. 시장을 내다보는 정확한 예측과 장기적인 전망이 절실한 이유다.2017년 이후 부동산 경기 전망이 그리 밝지는 않다.박근혜 정부는 그간 부동산 경기 부양에 집중했지만 가계 부채 증가와 강남 집값 폭등만 불렀다. ‘하우스푸어’였던 서민들은 이제는 ‘렌트푸어’가 됐고 “빚내서 집사라”던 말은 “빚내서 월세 살라”는 말로 바뀌었다. 이미 하향평준화 된 삶에 비선실세의 국정 농단, 국가 규모의 대형 비리, 대통령 탄핵 등 굵직한 사건이 터지며 ‘경제 컨트롤타워’가 제 기능을 잃었다는 지적도 나온다.이미 한국 부동산 시장을 뿌리부터 뒤흔들어 뽑을 만큼 대혼돈의 시대가 시작됐다.특히 급속한 속도의 초고령화, 저성장, 버블 붕괴, 무너진 뉴타운의 꿈 등은 혼란을 부추긴다. 가계 대출 버블, 그 경제적 버블이 저금리와 느슨한 가계대출 정책을 배경으로 생겨난 것이란 것쯤은 이제 상식이다. 정부가 ‘빚을 내 집을 사라’고 했던 강력한 메시지는 이제 공허한 이야기로 들린다.문제는 대한민국 대다수 국민이 가계 자산의 70%가 부동산이라는 것이다. 대한민국 국민들은 너도나도 ‘건물주’를 꿈꾼다. ‘부동산 신화’의 포장지는 벗겨졌을지라도 여전히 국민 대다수는 “그래도 믿을 건 부동산 뿐”이라는 생각을 버리지 않고, 부동산에 마지막 희망을 걸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식 버블’이 온다면 생각하기도 싫은 엄청난 혼란이 오리라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이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