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삼성뇌물 의혹’ 최지성·장충기 소환

코레스포츠·영재센터 후원금 ‘최씨 일가 혜택’ 인지여부 초점

2017-01-09     홍승우 기자
[매일일보 홍승우 기자]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수사하고 있는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9일 ‘삼성뇌물 의혹’을 밝히기 위해 삼성그룹 핵심 수뇌부를 소환했다.특검은 이날 삼성그룹의 최지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과 장충기 미래전략실 차장(사장)을 소환해 조사하고 있다.업계에서는 최지성 실장과 장충기 차장을 두고 각각 삼성그룹 2인자,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의 최측근으로 보고 있다.특검은 이들을 우선 참고인 성격으로 소환했지만 조사과정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변할 수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특히 이들의 ‘말맞추기’를 방지하기 위해 구속영장 청구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최 실장은 이날 오전 9시 50분께 특검 사무실이 마련된 강남구 대치동 D빌딩에 출석했다. 최 실장은 취재진의 쏟아지는 질문에도 굳게 입을 다문 채 조사실로 향했으며, 앞서 15분 정도 먼저 출석한 장 차장 역시 마찬가지였다.이들이 근무하고 있는 미래전략실은 지난 2015년 9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그룹 경영권 승계에 필수적이었던 삼성물산[028260]과 제일모직 합병, 최씨 일가에 대한 그룹 차원의 지원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앞서 지난 2015년 8월 삼성은 최씨의 독일 현지 법인 코레스포츠(비덱스포츠 전신)와 220억원 규모의 컨설팅 계약을 맺었다. 같은 해 10월부터 2016년 3월 최씨의 조카 장시호 씨가 운영하는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16억원을 후원했다.또 최씨가 설립을 주도한 미르·K스포츠재단에는 모두 204억원의 출연금을 낸 것으로 확인됐다.특검팀은 해당 비용이 청와대가 보건복지부 산하 국민연금관리공단에 압력을 넣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찬성하도록 한 것에 대한 대가일 가능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이에 특검팀은 최 실장과 장 차장을 상대로 삼성이 최씨 일가를 지원하게 된 경위를 집중적으로 추궁할 것으로 전해졌다.이번 조사의 핵심쟁점은 이재용 부회장이 최씨 일가 지원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했냐는 것이다.특검팀은 현재 이 부회장이 지난 2015년 7월 25일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 인근 안가에서 단독 면담한 직후 최씨 일가를 지원하라고 지시한 정황을 포착한 상태다.만약 삼성이 이재용 부회장 지시 아래 조직적으로 최씨 일가를 지원한 것으로 밝혀지면 박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단독 면담에서 ‘모종의 거래’가 이뤄졌을 개연성이 커지는 것이다.또한 박 대통령이 합병에 대한 반대급부로 최씨 일가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드러나면 박 대통령, 최씨 삼성을 엮는 제3자 뇌물수수 혐의가 성립될 수 있다.알려진 바에 따르면 특검팀은 삼성의 최씨 일가 지원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따른 대가일 가능성을 보여주는 증거를 다수 확보했다.반면 삼성은 최씨 일가 지원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과는 무관하다는 점을 입증하려 하고 있다. 최씨 일가에 지원한 돈이 ‘대가성’을 띈 뇌물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것이다.법조·재계에서는 삼성이 코레스포츠와 영제센터 후원금의 수혜 대상이 사실상 최씨 일가라는 것을 몰랐다는 주장을 펼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실제로 삼성은 코레스포츠 후원금의 경우 실질적 수혜자는 정유라 씨였지만 계약상으로는 수혜대상이 승마선수 6명(정유라 포함)으로 돼 있다는 것을 주장하고 있다.특검은 이번 조사에서 최씨 일가 지원 배경을 잘 알고 있는 최 실장과 장 차장을 상대로 ‘구속영장 카드’를 이용해 이재용 부회장에게 부담을 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특검팀은 이 부회장이 지난달 9일 청문회에서 “박 대통령과 독대 때 삼성물산 합병이나 기부금 출연 얘기가 오가지 않았다”고 증언한 것에 대해 위증 혐의로도 수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