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 소환…뇌물죄 규명 가시화

이재용 부회장, 두 차례 朴대통령 독대 후 정유라 특혜 정황…“공갈·강요 피해자” 주장

2018-01-11     홍승우 기자
[매일일보 홍승우 기자]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삼성합병’을 둘러싼 뇌물 수수의혹과 관련해 이르면 12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불러 조사한다.11일 사정당국에 따르면 특검은 이 부회장을 12일이나 13일께 소환 방침을 정하고 일정을 조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특검은 이재용 부회장에 대해 우선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뇌물공여 등 혐의와 연관된다.이 부회장은 ‘비선실세’ 최순실(61·구속기소)씨 측에 대한 금전 지원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과 삼성 간 ‘뒷거래’ 의혹의 중심인물로, 이번 소환 검토는 박 대통령의 뇌물죄 규명 작업이 본격적으로 진행 중인 것으로 풀이된다.특검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 합병을 정부가 조직적으로 지원하고, 삼성이 그 대가로 최씨 측에 금전 지원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 합병은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문제가 걸렸던 중요 사안이기도 했다.이 때 박 대통령이 이 부회장과 여러 차례 단독 면담을 하며 해당 거래를 주도했다는 게 특검의 판단이다.앞서 박 대통령은 2014년 9월 15일 대구경북창조경제혁신센터 개소식 후 이재용 부회장을 따로 불러 승마 유망주 지원을 요청했고, 이듬해 3월 삼성은 대한승마협회 회장사를 맡았다.특검은 삼성이 회장사를 맡은 이후 당시 승마선수로 활동했던 최순실 씨 딸 정유라(21)씨에 대한 지원 로드맵이 구체화한 것으로 보고 있다.또 2015년 5월 26일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결의 공시가 나고 두달 정도가 지난 7월 10일 보건복지부 산하 국민연금공단이 합병 찬성을 의결했다.국민연금공단 합병 찬성 의결 보름 후 박 대통령은 이재용 부회장과 단독면담을 했다. 전해지는 바에 따르면 당시 박 대통령은 승마 지원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질책했다.실제로 박 대통령과 이 부회장 간의 2차 단독면담 이후 삼성은 승마협회장인 박상진(64) 사장을 독일로 보내 최씨 측과 컨설팅 계약 협의를 진행하는 등 본격적인 지원 작업을 실시했다.같은 해 8월 삼성은 최씨 측과 220억원대 지원 계약을 맺기로 했다.특검은 해당 지원에 대해 이재용 부회장의 지시나 승인 아래 이뤄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하고 있다.법조계 안팎에서는 특검이 청와대가 국민연금의 삼성 합병 지원에 개입했다는 물증 및 진술을 상당부분 확보했고, 삼성 지원금의 대가성을 규명하게 되면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뇌물죄 구성에 힘을 싣게 된다.한편 삼성은 박 대통령의 ‘압박’에 어쩔 수 없이 지원했다며 ‘공갈·강요 피해자’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앞서 지난해 12월 진행됐던 국회 청문회에서 이재용 부회장도 대가성에 대해 강하게 부인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