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독자 50명 서평집 '한국소설이 좋아서' 전자책 출간

2018-01-13     김종혁 기자
[매일일보 김종혁 기자] '한국 소설은 어렵고 재미없다.’ 언젠가부터 자주 듣는 말이다. 평론가나 소수의 순수문학 애호가와 달리, 읽는 재미를 우선시하는 대다수 독자들 사이에서는 아예 당대 한국 소설에 대한 외면 현상마저 벌어지는 것 아닐까 걱정스러울 정도다. 만약 그렇다면 한국 소설가와 출판사들이 설 땅은 더 좁아진다. 악순환이다.‘한국 소설이 어렵고 재미없는 게 아니라, 쉽고 재미있는 책들이 잘 알려지지 않아서 그런 것 아닐까? 그런 책들을 소개하는 무료 서평집을 만들어 배포하면 어떨까?’이 서평집 『한국 소설이 좋아서』는 그런 의문에서 출발했다. 소설 『댓글부대』로 지난해 40회 오늘의작가상을 수상한 장강명 작가는 수상소감에서 “상금으로 재미있는 한국 소설을 소개하는 무료 서평집을 전자책으로 만들겠다”고 밝힌 바 있다.“‘한국 소설은 재미가 없다’는 불평을 종종 듣습니다. 저는 실은 재미있는 한국 소설들이 지난 몇 년 사이 꽤 나왔는데 이런저런 이유로 독자들에게 제대로 전달이 안 되지 않았나 의심합니다. 책은 체험재라서, 읽기 전에는 좋은 물건인지 아닌지 모릅니다. 특히 소설은 더 그렇습니다. 국경을 넘거나 시간을 버티며 몇 차례 걸러진 외국소설, 과거의 한국소설에 비해 동시대 한국소설은 독자 입장에서 일종의 모험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 모험을 북돋우려면 누군가 옆에서 ‘그 책 재미있어’라고 권해줘야 합니다.” (장강명―‘기획자의 말’ 중)장강명 작가는 “재미있는 한국 소설을 쓰려는 소설가들이나 한국문학을 응원하고 싶은 독자들을 돕고 싶었다”며 “『댓글부대』가 이미 고액 상금을 받은 공모전 당선작이라 한 작품으로 상금을 두 번 받기가 민망했던 탓도 있었다”고 말했다.서평집 제작을 맡은 월간『책』은 우선 다독가 50명을 섭외했다. 그리고 이들에게 최근 10년 사이에 나온 한국 소설을 한 권씩 추천하고, 200자 원고지 15매 분량으로 그 책에 대한 서평을 써달라고 부탁했다. 단, 베스트셀러가 됐거나 유명한 문학상을 받아 이미 널리 알려진 작품은 제외하고, 작품성이나 사회적 메시지보다는 철저하게 ‘읽는 재미’를 기준으로 삼아달라고 요청했다.소설가 윤후명, 뮤지션 요조, 응급의학과 전문의 남궁인 등 쟁쟁한 필자들이 이 요청을 받아들였다. 이외에도 라디오 PD, 신문기자, 번역가, 책 마케터, 독서모임 운영자, 동네서점 대표, 독립잡지 편집인, 온라인서점 MD, 독서학교 원장 등 다양한 배경의 필자들이 ‘평론이 아닌 서평’을 썼다.이 필자들이 추천한 한국 소설은 추리(『탐정이 아닌 두 남자의 밤』, 최혁곤), SF(『용의 이』, 듀나), 판타지(『마녀식당으로 오세요』, 구상희), 스포츠(『야구 냄새가 난다』, 하국상), 역사물(『목격자들』, 김탁환), 로맨스(『욕조』, 신이현) 등 장르를 가리지 않는다. 웹소설(『호접몽전』, 최영진)과 라이트노벨(『미얄의 추천』, 오트슨), 무협소설(『하급무사』, 좌백)도 있다.결과물은 단행본 한 권 분량의 훌륭한 독서 에세이집이다. 당대 한국 소설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담은 에세이들은, 그 자체로 손색없는 읽을거리다. 동시에 각 서평 상단부에 감성성·오락성·선정성·난이도 등의 지표를 표시한 인포그래픽은 독서를 망설이는 독자에게 실질적인 정보도 준다.서평집 『한국 소설이 좋아서』는 교보문고, 예스24, 알라딘, 리디북스, 반디앤루니스 등 주요 온라인 서점에서 누구나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다. 다양한 전자책 포맷을 지원하며, 전자책 전용 단말기, PC, 모바일 기기로 읽을 수 있다. 종이책으로는 발간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