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자영업자 주택대출 70%
제2금융권 대출부터 부실해질 가능성 크다는 분석 나와
2018-01-15 홍진희 기자
[매일일보 홍진희 기자] 자영업자들이 저축은행에서 받은 주택담보대출의 약 70%가 담보인정비율(LTV) 70%를 넘어서는 것으로 조사됐다.LTV 70%를 초과하는 대출은 고위험 대출로 분류된다. 경기 침체 때 자영업자의 제2금융권 대출부터 부실해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15일 예금보험공사에 따르면 자영업자들이 저축은행에서 받은 주택담보대출 규모는 지난해 9월 말 기준 3조3996억원이다.1년 전(2조7269억원)과 비교해 24.7%나 증가했다. 이 가운데 LTV가 70%를 넘어서는 대출규모는 2조2848억원으로 전체 자영업자 주택담보대출의 67.2% 비중을 차지했다.LTV 70% 초과 대출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이유는 자영업자 주택대출이 규제의 사각지대에 있기 때문이다.LTV는 은행이 주택담보대출을 내줄 때 산정한 주택 담보 가치의 일정 비율 이하까지만 대출해주도록 한 제도다. 부동산시장 하락기에 금융기관의 건전성 악화가 전체 금융권으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가계가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때는 제1·2금융권 모두 LTV 70% 규제가 적용되고 있다.하지만 자영업자가 주택을 담보로 대출받으면 LTV 적용을 받지 않는다. 자영업자 주택담보대출은 ‘가계대출’이 아닌 ‘기업대출’로 분류되기 때문이다.문제는 자영업자의 주담대는 주로 생활자금 용도로 쓰여 가계부채의 성격이 짙다는 것이다.기업대출 가운데 자영업자 대출로 분류하는 개인사업자 대출은 작년 9월 말 기준 300조5000억원으로 전체 가계대출(1295조8000억원)의 23.2%를 차지한다. 개인사업자 대출을 받은 자영업자가 가계대출을 추가로 받은 규모도 164조원에 이른다.자영업자 사업자대출의 85.6%가 은행에 몰려있고 나머지 14.4%가 저축은행 등 비은행권 대출이나 비은행권 대출 증가 속도는 빠른 편이다.저축은행의 자영업자 대출은 2014년 9월 5조3000억원에서 2015년 9월 6조원으로 13.2% 늘었다. 작년 9월 말 대출규모는 7조3000억원으로 1년간 21.6% 증가해 증가폭이 커졌다.은행권의 LTV 70% 초과 고위험 대출도 증가세다. 한국기업평가 분석에 의하면 지난해 6월 기준 국내 12개 시중은행의 LTV 70% 초과 주택담보대출 비중은 전체 가계대출의 3.3%로 6개월 사이 0.7%포인트 증가했다.가계대출 LTV가 70%로 제한돼 있음에도 고위험 대출이 증가한 것은 규제 밖에 있는 자영업자 주담대가 급증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자영업자 대출이 늘어나고 있을 뿐만 아니라 11.3 부동산대책 이후 부동산시장이 위축되는 모습을 보여 고위험 주담대는 지속적으로 증가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