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전·월세 장사 ‘뉴스테이’…18평 임대료 1억 월세 100만원
2017-01-16 김태혁 기자
[매일일보 김태혁 기자] ‘뉴스테이(NEW STAY)’에 대한 정부의 공급 확대 계획에 힘입고 대형 건설사와 중견 건설사들이 ‘뉴스테이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건설사들이 뉴스테이 사업에 속속 뛰어드는 것은 대규모 택지 공급이 중단되면서 새 사업 발굴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기 때문.올해 공급되는 뉴스테이 단지의 경우 대형사들은 경기, 인천 등 수도권에, 중견 건설사들은 충북, 부산, 대구 등 주로 지방에 집중돼 있다.뉴스테이는 중산층을 대상으로 한 장기 민간 임대주택 정책의 이름이다.2015년 1월 국토교통부가 확정·발표한 ‘기업형 주택임대사업 육성을 통한 중산층 주거 혁신 방안’을 통해 도입되었다. 임대주택이 전세에서 월세로 빠르게 전환되는 것에 대한 중산층의 주거 불안 해소가 정책의 주목적이다.그러나 현실은 다른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뉴스테이’는 중산층과 거리가 먼 부유층을 위한 고액 월세주택으로 주거비 부담만 늘고 월세전환 촉진, 전세값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으며, 무차별 공급확대는 각종 특혜를 받는 민간 건설사만 배불리는 정책으로 변질됐다.서울 중구 신당동 뉴스테이는 전용 59㎡의 임대료가 보증금 1억원에 월세가 100만원,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은 전용 44㎡임대료가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110만원으로 책정돼 있다.국토교통부가 지난해 7월부터 9월까지 2만205가구를 대상으로 실시한 ‘주거실태조사’에 따르면, 중산층에 해당하는 중위 소득 계층의 월 소득은 200만~400만원 선. 1인 가구 중위소득이 156만원, 2인 가구는 266만원 정도인데 월세 100만원을 내려면 1인 가구는 월 소득의 절반 이상을, 2인 가구는 3분의 1 이상을 월세로 부담해야 한다.이에 대해 국토부 측은 “새로 짓는 아파트인데다 주변에 민간에서 거래되고 있는 월세 시세와 비슷한 점을 고려하면 중산층에게 그리 부담스러운 수준은 아니다”라고 하고 있다. 하지만 국토부가 임대료 책정의 근거로 삼은 표본에 역세권 아파트나 중심업무지구에 위치한 고급 브랜드 오피스텔이 상당수 포함돼 비교 대상으로 적절하지 않다.뉴스테이 허점을 노린 전매·전대 움직임도 문제 되고 있다.‘떴다방(이동식 무허가 중개업소)’도 등장했다.견본주택 앞에는 당첨만 되면 웃돈을 주고 임차권을 팔아주겠다는 떴다방들이 호객 행위를 하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분양전환이 됐을 때 거주자가 우선권을 가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분양전환 이후 시세 차익을 노린 불법적인 거래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질 높은 임대주택을 공급해 중산층의 주거비 부담을 줄이겠다는 뉴스테이 정책. 정책 취지를 이루려면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인다. 제도적인 허점을 틈타 시장의 혼란이 생길 수 있는 만큼 보완이 필요한 시점이다.정부는 서민과 중산층이 부담 가능한 전세상품을 만들고 현실과 괴리가 큰 정책을 밀어붙이기 보다 전월세 시장을 연착륙시키는 방향으로 이끌고 가기 위해서는 세입자 보호와 임대료 안정을 위한 계약갱신청구권, 전월세상한제 등 제도적인 보완을 서둘러야 한다.잘못하면 뉴스테이가 대기업 전·월세 장사로 전략해 서민들은 물론이고 진짜 중산층 수요자들에게도 외면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