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 채권단 제재 효력 정지 가처분 제출
[매일일보비즈] 외환은행과 기타 채권은행들이 공동으로 취한 신규여신 중단 및 만기도래 여신 회수 제재조치에 대해 위헌심판을 비롯해 모든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혀온 현대그룹이 채권단 제재조치의 효력을 정지시키는 가처분 신청을 10일 정오경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출했다.
현대그룹 채권금융기관협의회 소속 4개 은행(외환 신한 농협 산은)은 지난 7월29일 현대그룹에 대해 신규여신 중단 및 만기도래여신 회수 등의 제재조치를 가결, 8월2일부터 여신회수에 들어갔고, 현대그룹은 3일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에 대한 상환가능 대출금 전액 상환으로 맞대응한 바 있다.
현대그룹은 10일 가처분신청을 법원에 제기하게 된 것에 대해 ‘현대그룹 입장’이라는 별도의 보도자료를 내 “유감스럽다”는 뜻을 밝히면서도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을 구제받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조치임을 분명히 했다.
현대그룹과 외환은행을 필두로 하는 국내 은행들이 정면대결의 극한상황으로 치닫게 된 배경에는 ‘재무약정’을 체결해야할 만큼 현대그룹의 신용상태가 열악한지 여부에 대한 논란이 자리잡고 있다.
현대그룹의 알파요 오메가라 할 수 있는 현대상선은 지난해 최악의 글로벌 해운업 불황에서도 세계 최대선사 머스크(Maersk)에 이어 두 번째로 적은 손실율을 기록해 경영성적으로 세계 2위를 했고, 올해는 세계 선사중 가장 먼저 1분기에 흑자전환에 성공한 후 2분기에는 컨테이너 사업부문에서 12.4%의 세계최고 수준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면서 역대 실적 최고연도인 2008년을 능가하는 사상 최고의 이익을 내고 있다.
그러나 외환은행은 올해 해운업황 회복을 감안하더라도 현대그룹의 재무상태를 긍정적으로 판단하게 될 가능성이 높지 않다며 ‘재무구조개선약정’을 빨리 체결하라고 압박을 가해왔다.
이에 대해 현대그룹 측은 “외환은행이 올해 해운업황 회복을 고집스럽게 인정하지 않으면서 최악의 불황이었던 2009년 숫자만 가지고 현대상선을 부실기업으로 몰아 극단적 제재조치를 내린 것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을 뿐 아니라 그 저의를 의심케한다”는 입장이다.
재계에서는 현대그룹이 재무구조개선약정을 체결할 경우 그동안 그룹의 사활이 걸려있는 프로젝트라며 수차례 공언해왔던 ‘현대건설 인수 추진’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게 되고, 이는 현대건설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 활용을 통한 현대상선 경영권 찬탈과 현대그룹 해체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현대그룹은 채권금융기관협의회의 제재조치에 대해 “재무약정이란 주채권은행과 해당기업간에 자율적으로 체결되는 사적인 계약이므로, 현대는 객관성과 공정성이 결여된 재무약정을 체결할 협조의무는 없다”는 입장을 계속 강조하고 있다.
“협조의무가 없는 현대가 재무약정을 체결치 않는다고 해서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이 기타 채권은행들을 규합해 공동으로 신규여신중단 및 만기도래여신 회수를 결의하는 것은 형평성을 잃은 극단적 제재이며, 헌법 제 10조(기본권보장), 헌법 제 119조(기업의 경제상 자유존중), 헌법 제 11조(평등권)와 헌법 제 37조(국민의 자유와 권리존중) 등에 위반된다”는 것이다.
현대그룹은 특히 “현대는 대한민국 국민기업으로서 금융의 혜택을 누릴 기본권을 갖고 있고, 헌법 제 37조 2항에 따르면 기본권의 제한은 법률로 하게 되어 있다”며, “제재조치를 법률이 아닌 금융감독부처 말단 최하위 내부관리규정인 은행업감독업무시행세칙에서 규정한 것은 헌법 제 37조 2항에도 위반된다”고 지적했다.
현대그룹은 “외환은행 등이 재무약정 체결을 지연하는 현대에 대한 제재조치의 근거로 들고 있는 은행업감독업무시행세칙 제 55조는 채권은행협의회를 통한 은행공동제재의 근거가 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그러한 공동 제재의 근거로 해석되고 시행된다면 이 규정은 의무위반의 정도와 부과되는 제재사이에 적정한 비례관계가 있어야 한다는 헌법상의 확립된 최소침해성의 원칙과 과잉금지에 위배되는 위헌적 규정”이라고 강조했다.
현대그룹은 이어서 “외환은행이 소집한 ‘전체 채권은행 협의회’ 및 그 산하 ‘운영위원회’는 관련 법규 어디에도 근거를 찾을 수 없는 정체불명 모임으로 법적 근거 없는 이 모임 결의를 통해 채권은행들이 공동으로 함께 제재조치를 취한 것은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 23조 1항 1호의 불공정한 집단거래거절행위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현대그룹은 “현대는 기업계열에 대한 재무구조 평가가 매 6개월마다 새롭게 실시하도록 규정된 점, 현대와의 거래관계가 사실상 소멸돼 외환은행의 주채권은행으로서의 지위가 사라진 점, 외환은행이 재무구조 평가와 관련해 비밀유지 의무를 준수하지 못한 점 등을 고려해 금융감독 당국이 주채권은행이 변경되도록 승인해 주기를 희망한다”며, “조속한 시일내에 새로운 주채권은행으로부터 최근 실적인 2010년 상반기 실적에 대한 객관적이고 공정한 재무구조 평가가 이루어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다음은 ‘현대그룹 입장’ 전문
현대그룹 입장
외환은행은 지난 7월 8일 기타 채권은행들과 공동으로 신규여신 중단의 제재를 가한데 이어 3주만인 7월 29일 만기도래여신 회수라는 극단적 제재조치를 추가로 가하였습니다. 이와 같은 제재조치에 대하여 현대그룹은 다음과 같은 근거로 금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그 효력을 정지시키는 가처분 신청을 제출하였습니다.
1. 지난해 최악의 글로벌 해운업 불황에서도 세계 최대선사 머스크(Maersk)에 이어 두번째로 적은 손실율을 기록하여 경영성적으로 세계 2위를 하였고, 올해에는 세계 선사중 가장 먼저 1분기에 흑자 전환에 성공한 후 2분기에는 컨테이너 사업부문에서 12.4%의 세계최고 수준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면서 역대 실적 최고연도인 2008년을 능가하는 사상 최고의 이익을 내고 있는 현대상선을 외환은행이 올해 해운업황 회복을 고집스럽게 인정하지 않으면서 최악의 글로벌 해운업 불황이었던 2009년 숫자만 가지고 부실기업으로 몰아 신규여신중단 및 만기도래여신 회수라는 극단적 제재조치를 내린 것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을 뿐 아니라 그 저의를 의심케 한다.
2. 재무구조개선약정은 주채권은행과 해당기업간에 자율적으로 체결되는 사적인 계약이므로, 현대그룹은 객관성과 공정성이 결여된 재무구조개선약정을 체결할 협조의무는 없다. 이와 같이 협조의무가 없는 현대그룹이 재무구조개선약정을 체결하지 않는다고 해서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이 기타 채권은행들을 규합하여 공동으로 신규여신중단 및 만기도래여신 회수를 결의하는 것은 형평성을 잃은 극단적인 제재이며, 헌법 제 10조(기본권보장), 헌법 제 119조(기업의 경제상 자유존중), 헌법 제 11조(평등권)와 헌법 제 37조(국민의 자유와 권리존중) 등에 위반되는 것이다.
3. 현대그룹은 대한민국 국민기업으로서 금융의 혜택을 누릴 기본권을 갖고 있다. 헌법 제 37조 2항에 따르면 기본권의 제한은 법률로 하게 되어 있다. 만기도래여신 및 신규여신 중단이라는 제재조치를 법률이 아닌 금융감독부처 말단 최하위 내부관리규정인 은행업감독업무시행세칙에서 규정한 것은 헌법 제 37조 2항에 위반된다. 게다가, 외환은행 등이 재무구조개선약정 체결을 지연하고 있는 현대그룹에 대한 제재조치의 근거로 들고 있는 은행업감독업무시행세칙 제 55조는 채권은행협의회를 통한 은행공동제재의 근거가 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그러한 공동 제재의 근거로 해석되고 시행된다면 이 규정은 의무위반의 정도와 부과되는 제재사이에 적정한 비례관계가 있어야 한다는 헌법상의 확립된 최소침해성의 원칙과 과잉금지에 위배되는 위헌적 규정이다.
4. 그리고, 외환은행이 소집한 「전체 채권은행 협의회」 및 그 산하 「운영위원회」는 관련 법규 어디에도 근거를 찾을 수 없는 정체불명의 모임이다. 법적 근거가 없는 「전체 채권은행 협의회」 결의를 통해 채권은행들이 공동으로 함께 신규여신중단 및 만기도래여신 회수 제재조치를 취한 것은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 23조 1항 1호의 불공정한 집단거래거절행위에 해당한다.
5. 따라서, 현대그룹은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을 구제받기 위하여 유감스럽게도, 외환은행과 기타 채권은행들이 공동으로 취한 신규여신 중단 및 만기도래여신 회수 제재조치에 대하여 그 효력을 정지시키는 가처분신청을 금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접수하였다.
6. 현대그룹은 기업계열에 대한 재무구조 평가가 매 6개월마다 새롭게 실시하도록 규정된 점, 현대그룹과의 거래관계가 사실상 소멸되어 외환은행의 주채권은행으로서의 지위가 사라진 점, 외환은행이 재무구조 평가와 관련하여 비밀유지 의무를 준수하지 못한 점 등을 고려하여 금융감독 당국이 주채권은행이 변경되도록 승인하여 주기를 희망하며, 조속한 시일내에 새로운 주채권은행으로부터 최근 실적인 2010년 상반기 실적에 대한 객관적이고 공정한 재무구조 평가가 이루어지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