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산 원유 수입 정유업계, 대응책은?

2010-08-10     허영주 기자
[매일일보비즈] 이란 금융 제재가 현실화되면서 이란에서 원유를 수입하는 국내 정유사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국내 4대 정유사 중 이란산 원유를 수입하는 회사는 현대오일뱅크와 SK에너지 등 2개 업체다.

현대오일뱅크는 연간 원유 수입량의 20%를 이란에서 수입한다. 이란 외에도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등 중동국가와 2~3년 단위로 장기 계약을 하는데 이란과의 계약 기간은 아직 남아있는 상태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국내 은행에서 이란 은행으로의 송금이 중단됨에 따라 대금 결제가 제대로 못 이루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이란 측에서는 아직 별다른 입장 표명이 없는 상태다.

이란산 원유를 연평균 10% 수입하고 있는 SK에너지는 이란 금융기관과의 거래가 중단되지 않은 일본 은행을 통해 대금결제를 하고 있다.

SK에너지 관계자는 " 대금 결제는 원유가 들어오는 주기에 맞춰 1~2달 간격으로 이루어지는 데, 현재로서는 일본의 한 금융사를 통해 우회적으로 결제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제는 이란 제재가 장기화 될 경우다. 이란으로부터의 원유 수입이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이란과 2~3년 단위로 장기 계약을 해왔고, 그 계약이 해마다 갱신돼 왔다"며 "이란 제재가 장기화 될 경우 계약 갱신이 힘들어 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현대오일뱅크는 이란산 원유 수입 대체 계획으로 향후 싱가포르 선물 시장 등 단기 스폿(spot) 시장 거래를 조금 더 늘릴 계획이다.

SK에너지 관계자는 "이란은행과 국내 은행 및 유럽 은행과의 거래가 중단된 상태지만 일본측 은행을 통하는 등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하고 있다"며 "현재 상황을 모니터링 하면서 이란 제재가 장기화될 경우에 대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