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위기 남유럽 4개국, 한국기업 공략포인트는?
2010-08-11 이황윤 기자
11일 코트라(KOTRA)가 발표한 'PIGS 국가별 변화양상'보고서에 따르면, PIGS국가들이 대대적인 경제 개혁조치 이후 남유럽 재정위기가 전 세계적인 금융위기로 발전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
코트라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한국의 대(對)PIGS국가 수출은 69.4%가 감소한 그리스를 제외하면 대체로 양호한 것으로 조사됐다.
스페인과 이탈리아에 대한 수출이 전년 상반기 보다 각각 30.1%, 27.5% 증가했고, 선박수출 호조에 힘입어 포르투갈로의 수출은 304.4% 급증했다. 특히 주력수출품인 승용차는 4개국 모두 증가세를 나타냈다.
위기극복을 위해 스페인은 150억 유로 규모의 강도높은 긴축재정을 비롯해 저축은행 구조조정, 노동법 개정을 추진중이며 기업들은 M&A 증가, 아웃소싱 강화, 해외진출 확대 등을 시도하고 있다.
스페인내 건설기업 6만여개가 영업을 중단했지만 일부 글로벌 기업들은 미국, 중동, 중남미 등으로의 해외진출을 통해 위기극복에 나서고 있다.
미국의 신재생발전소 프로젝트, 파나마운하 확장프로젝트, 파나카 지하철건설 프로젝트 등에 스페인 기업들이 참여하고 있으며, 비용절감을 위해 한국, 대만 등 아시아 지역에서 아웃소싱을 확대할 계획이다. 때문에 코트라는 스페인 시장에서 아웃소싱을 공략할 것을 주문했다.
4개국 중 경제상황이 가장 양호한 이탈리아는 강도 높은 긴축재정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는 중이다. 다만 경영환경이 악화되면서 해외 매수자 중심의 M&A 시장이 형성됐다.
특히 종업원 200명 이하의 영세한 중소기업에서 사업포기가 속출하고 있으며 중국과 독일 기업들은 매물로 나온 우량 중소기업을 인수하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 예를 들면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자동차 디자인기업인 이탈디자인( Italdesign )사가 독일의 폭스바겐에 인수됐다.
코트라는 중국 기업들이 이탈리아 기업의 우량 브랜드와 디자인 확보에 뛰어들고 있는 '역(逆)마르코폴로 효과'를 주목할 것을 지적하며 우수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M&A를 주문했다.
포르투갈은 공무원 임금 삭감 등 긴축재정을 추진하고 있지만 기업도산이 증가하고 있다. 올해 1월∼4월 기업파산 신청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10% 증가한 1800여건으로 1분기 실업률은 10%대로 상승해 소비침체가 가속화되고 있다.
다만 경기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기업들의 해외시장진출이 활발하다. 현지 건설사들은 역사·문화적으로 연대성이 높은 남미와 중동 및 아프리카 시장 진출에 적극 진출하고 있다.
또 인터넷 보급률이 높아지면서 IT 제품 판매가 호조세를 보이며 고소득층을 겨냥한 첨단 전자제품 소비도 증가추세다. 이 때문에 코트라는 포르투갈 시장에서 디지털가전, 대형유통망을 감안해 IT제품을 적극 공략할 것으로 조언했다.
남유럽 재정위기의 발원지인 그리스는 긴축재정, 공공기업 민영화, 노동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지만 현지에서는 소비침체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외국기업의 시장철수와 인수합병, 경영난이 심화되고 있다.
실제로 덴마크 제약사(LEO Pharma)와 프랑스 전자제품 유통회사(FNAC) 등 외국계 투자기업 철수가 잇따르고 있으며, 소비심리 위축으로 인해 대형 슈퍼마켓의 경영난도 심화되고 있다.
또 유류판매가 30% 감소해 올해 상반기 500여개의 주유소가 영업을 중단했고, 외국인 관광객 역시10%이상 감소한 영향으로 관광수입이 전년 대비 12.9%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코트라는 그리스 정부가 재생에너지 발전분야를 성장동력 산업으로 지정하고 집중 육성하고, 발전 프로젝트 인허가절차를 대폭 간소화하는 등 법률을 개정하고 외국인투자유치에 중점을 두고 있어 태양광 패널, 풍력발전 부품과 같은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수출이 유리할 것으로 평가했다.
윤재천 코트라 지역조사처장은 "긴축재정 및 유로화 약세현상으로 PIGS 및 EU국가로의 전반적 수출여건은 악화가 예상된다"며 "IT 등 틈새시장 발굴, 신재생에너지 수출확대 등 현지 트렌드에 맞는 시장공략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