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카드에 정치권 ‘요동’- 무산시 정국 ‘급냉’
2007-11-26 매일일보
[매일일보제휴사=뉴시스] 노무현 대통령의 여야정 정치협상회의 제안에 정치권이 요동치고 있다. 특히 한나라당이 협상회의에 부정적 분위기를 풍기고 있어, 제안이 거부될 경우 향후 정치권이 급속도로 냉각될 가능성이 커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노 대통령은 26일 이병완 비서실장을 통해 ‘국회의 각종 교착상태를 해소하고 향후 원활한 국정운영을 위해 여야정 정치협상회의를 제안한다’고 밝혔다.이 비서실장이 전한 협상회의 제안 배경은 1년 이상 지체되고 있는 각종 주요 민생법안과 국가개혁 입법과제를 해소하고 향후 국정운영방향은 물론 예산안 처리까지 ‘책임있는 주체들이 책임있게 논의해 국민에게 약속하자’는 것.노 대통령이 꼬여있는 각종 현안에 대해 여야의 대안과 주장을 폭넓게 받아들이고 검토하는 대신 청와대가 요청하는 사안은 여야가 국민앞에 책임지고 약속해야 한다는 주문인 셈이다.결과적으로 노 대통령이 일종의 ‘정면 돌파 카드’를 정치적 공동책임론으로 자연스럽게 묶으면서 들고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 盧 개혁입법에 ‘승부수?’노 대통령은 한나라당과 전효숙 헌재소장 임명동의안과 장관 인사청문 보고서, 거국중립내각 구성, 사립학교법 등을 주제로 한 협상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대신 표류하고 있는 민생개혁입법은 한나라당이 책임있는 태도로서 (처리를)약속해야 한다는 요청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또 열린우리당의 경우 자이툰 철군계획서 제출 요구와 국민적 분노를 자아낸 부동산 문제 등 당청 갈등 핵심 주제에 관한 논쟁의 물꼬를 트기 위한 기초작업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물론 교섭단체 대표가 함께 모인자리에서 각개격파는 어렵더라도, 정치 핵심 현안을 놓고 대통령이 직접 협상을 시도함으로써 여야 모두에게 정치적 부담을 공유케 한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與 ‘환영’, 野 ‘잠시 보류’일단 열린우리당은 '환영'의 뜻을 내비치며 한나라당의 ‘수락’을 촉구하고 나섰다. 열린우리당 우상호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여야간 대화와 협상을 통해 중요한 국가적 현안들을 해결하는 지혜를 모아야 할 때”라면서 “야당이 제안을 진지하게 받아들여 국가 주요 현안을 해결하는 지혜를 모아줄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반면 한나라당은 ‘당내 스펙트럼이 다양하다’며 “27일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 논의를 통해 입장을 최종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그럼에도 박재완 한나라당 대표 비서실장은 “전체적으로 부정적인 기류가 우세하다. (그럼에도)강경론과 온건론까지 다양한 의견이 나와 (대응)수위를 조율하기 위해 그런 것”이라고 설명했다.유기준 대변인도 “(협상회의 제안은)꼬인 정국을 풀기위해 고심 끝에 내린 결론인 것 같다”면서 “하지만 전효숙 헌재소장 임명안, 코드.오기인사 등 독선적인 국정운영 스타일이 전혀 변하지 않고 있다”며 기존 입장을 재강조했다.강재섭 대표 역시 ‘국정을 엉망으로 만들어놨으면 순리대로 문제를 풀면 되지 협상까지 할 필요가 있느냐’면서 부정적인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노 대통령의 고심에 찬 26일 ‘제안’에 한나라당은 수많은 가능성과 카드를 놓고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정치권 일각에서는 “열린우리당도 (노 대통령의)제안을 마냥 반가워만 할 상황은 아닐 것”이라는 주장까지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