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지왕’ 김춘삼 별세
2006-11-26 매일일보
TV 드라마 ‘왕초’의 실제 주인공인 ‘거지왕’ 김춘삼씨(78)가 26일 새벽 별세했다.
고령에 폐질환까지 겹쳐 중환자실에서 투병 중이던 김씨는 이날 오전 5시45분께 서울 청담동성당 영안실에 안치됐다. 김씨는 유해는 오는 30일 발인한다.
김씨는 지난 8월 13일 갑작스런 호흡 곤란으로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 응급실로 실려온 뒤 지금까지 중환자실과 일반병실을 오가며 치료를 받아 왔다.
1928년 평안남도 덕천에서 태어난 김씨는 8세때 대전으로 개가한 어머니를 찾아나섰다가 사냥꾼들에게 붙잡혀 짐승의 미끼노릇을 하는 등 ‘거지세계’에 들어섰다.
이후 20대에 전국의 거지를 통솔하는 ‘거지왕’이 된 뒤 거지구제사업에 앞장서면서 전설적 인물이 됐다.
1950년대에는 전쟁고아를 수용하는 합심원을 전국 10여곳에 세웠으며 ‘대한자활개척단’ 등을 운영하며 거지들의 자활 터전을 마련해 줬다.
또 거지와 매춘부의 합동결혼식을 주관해 수천 쌍의 부부를 탄생시키기도 했다. 1994년에는 공해추방국민운동중앙본부를 설립해 총재를 맡다가 2001년부터 건강이 나빠져 활동을 접었다.
김씨는 45세때 15세 연하인 남윤자씨를 만나 결혼했고 그동안 기초생활수급자에 대한 정부보조금과 한국전쟁 참전에 따른 국가유공자 지원금으로 생계를 이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