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만원에 밀린 1만원...세뱃돈·용돈 5만원권 선호

2018-01-24     홍진희 기자
[매일일보 홍진희 기자] 현금 사용·보유 시 1만원권 지폐보다 5만원권 지폐 사용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2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작년 말 현재 화폐발행잔액 97조3822억원 가운데 1만원권 지폐는 16조2446억원으로 1년 전보다 5.7%(9851억원) 줄었다.화폐발행잔액은 한은이 시중에 공급한 화폐에서 환수한 돈을 제외하고 시중에 남은 금액을 말한다. 지폐와 동전을 종류별로 구분하면 1년 전과 비교해 발행잔액이 줄어든 화폐는 1만원권뿐이다.1만원권의 화폐발행잔액은 연말 기준으로 1998년(13조8625억원) 이후 18년 만에 가장 적은 규모다.1만원권은 2008년 말 시중에 26조6999억원이나 유통돼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당시 전체 화폐발행잔액(30조7582억원)의 86.8%를 차지했다. 슈퍼마켓이나 식당에서 결제할 때도, 설 등 명절에 조카에게 세뱃돈을 줄 때도 1만원권이 많이 쓰였다.그러나 1만원권 화폐발행 잔액은 이듬해인 2009년 말 23조2591억원으로 줄었고 2010년 20조121억원, 2011년 18조2472억원, 2012년 16조9660억원으로 꾸준히 감소했다.2013년에는 17조8780억원으로 증가세로 바뀐 뒤 2014년 17조9462억원으로 2년 연속 늘었지만 2015년 17조2298억원으로 다시 줄었다.1만원권이 눈에 띄게 줄어든 것은 2009년 6월 도입된 5만원권 등장의 영향이 크다.5만원권 발행잔액은 2009년 말 9조9229억원에서 작년 말 75조7751억원으로 불어났다. 7년 6개월 만에 7.6배 수준으로 뛴 것이다. 작년 말 전체 화폐발행잔액에서 5만원권은 77.8%나 된다. 5만원권이 대세로 자리를 잡으면서 1만원권의 위상이 상대적으로 줄어든 것으로 볼수 있다.한은 관계자는 “5만원권 사용이 늘어난 영향으로 시중에 나간 1만원권이 한국은행으로 많이 들어오고 있다”며 “고액권인 5만원권 지폐를 쓰는 것이 편리하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요즘에는 부조금을 낼 때 5만원권을 많이 쓰고, 학생들에게 용돈으로 5만원권을 주는 경우도 늘고 있다. 시장 상인들도 1만원권을 여러 장 갖고 있는 것보다 5만원권을 쓰는 것이 편리하다.하지만 이런 수요 확대에도 시중에서 유통되지 않는 5만원권이 많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최근 민간의 현금보유 성향이 확대됐고 재산 축적 차원에서 집 등에 5만원권을 많이 보관하고 있다는 것이다.지난 한 해 한은이 발행한 1만원권은 13조4449억원이고 환수액은 14조4300억원이다. 환수액이 발행액을 넘어서면서 환수율은 107.3%로 집계됐다.화폐환수율은 일정 기간 중앙은행이 시중에 공급한 화폐량과 다시 들어온 화폐량을 비교한 비율을 말한다.반면 5만원권 환수율은 지난해 49.9%를 기록했다. 2015년 환수율 40.1%보다 높아졌지만 시중에 새로 공급된 화폐에 비해 환수액은 절반 수준이다.신용카드·모바일뱅킹 등 다른 지급결제 수단이 확대된 점도 1만원권 감소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한은의 지급결제동향 통계에 따르면 작년 상반기 현금 이외의 지급수단에 의한 결제금액은 하루 평균 374조원으로 2015년 상반기보다 10.6% 급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