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만 하랬더니 감히 내 마누라를 욕보여?"

사모님까지 장악하면 승승장구할 것이라 믿었던 어느 철없는 50대

2007-12-04     김종국 기자

화학회사 사장의 운전기사로 18년간 일해 왔던 손모씨(50)가 사장이 뇌출혈로 입원한 틈을 타 사장의 아내 이모씨(50)를 성폭행한 뒤 도주, 도피생활 1년만인 지난 달 27일 경찰에 검거됐다.

부산 남부경찰서에 따르면 운전기사 손씨는 지난해 10월, ‘사장의 옷가지를 가지러 왔다’고 부인을 속인 뒤 남성 성기 모양의 도구를 이용해 한 시간 가량 성폭행 한 후, 시 외곽으로 곧바로 도주, 경남 김해의 한 가축사육농장에서 전전하다 경찰에 의해 1년 만에 붙잡혔다.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손씨는 충동적인 욕정이 범행동기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운전기사 신분인 그가 사장에 이어 사모를 장악해 회사의 핵심인사를 자기사람으로 만들어 꼼짝 못하게 할 심사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신뢰와 믿음으로 ‘동지적 관계’를 유지했던 사장과 운전기사의 우정. 하지만 손씨의 추악하고 변태적인 배신행각으로 산산조각 났다.

18년 우정, 일순간 욕정으로 산산조각      

부산의 잘나가는 A 화학회사. 손씨는 18년간 이 회사에서 김 사장의 운전기사로 일하면서 한 솥밥을 먹었다. 수년간 성실하고 꾸준하게 일해 온 것이 고마워 김 사장은 손씨를 부장급으로 대우할 것을 지시하기도 했다.

그런 손씨가 사장이 건강이 급격하게 악화돼 뇌출혈로 쓰러져 부산 B병원에 입원하던 당일, ‘사장의 옷가지를 가지러 왔다’는 거짓말로 김 사장의 아내 이씨를 속이고 백주대낮에 전치 2주의 폭력을 행사하며 성폭행했다.
부인 이씨는 조사과정에서 “평소부터 손씨를 잘 알고 있었고 차로 동행한 적도 있고 해서 그의 말을 전혀 의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손씨의 마음은 이미 음란한 흑심으로 가득 차 있었던 것.

회사에서는 파워 면에서 어느 정도 입지를 굳힌 상태였고 사장도 몸저어 누워 있는 상황에서 사장 부인만 자기 사람으로 만들면 ‘한 권력’하며 탄탄대로가 열릴 것이라고 판단했던 손씨. 이런 탐욕이 생각만으로 그치지 않고 가택에 침입, 마침 사장의 장성한 두 아들도 유학 중이어서 집안엔 그와 부인 이씨만 있었던 상황. 손씨는 거침없는 폭언과 폭행을 일삼으며 1시간이 넘게 부인을 능욕하고 전치 2주의 상처를 입혔다.사건을 담당한 부산 남부경찰서 폭력2팀 정태섭 부장은 “손씨는 평소 회사에서 사장의 오른팔로 통할 만큼 사장과 친분이 두터웠고, 회사에서도 손씨를 부장급으로 대우해 줄 만큼 서로 챙겨주는 사이였다”며 “이번 사건은 18년의 우정이 일순간의 욕정으로 산산 조각난 충격적인 사건”이라고 말했다.덧붙여 그는 “이번 사건은 원한이나 금전 관계 때문에 발생한 것이 아니라”며 “조사과정에서 손씨는 단순한 욕정으로 이번 사건을 저질렀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상당히 복잡 미묘한 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사모님 능욕하면 입지 굳힐 것이라 오판

조사결과 운전기사 손씨의 핵심 범행 동기는 운전기사 신분인 그가 사장에 이어 사모를 장악해 두 사람 모두를 자기사람으로 꼼짝 못하게 해보자는 ‘권력욕’이 이번 사건의 발단이었다고 한다.다시 말해 18년간 사장의 오른팔이자 운전기사로 일하던 손씨는 사건이 벌어지기 전 회사에서 고급간부 대우를 받으며 권력과 부를 어느 정도 거머쥔 상태였다. 욕심이 더 생기던 차에 사장이 입원하고 사모만 혼자 대저택에 남게 된 상황. 기회를 놓칠세라 손 기사는 사모까지 내 사람으로 만든다면 차후 회사에서 핵심인물로 입지를 굳힐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단 1시간의 범죄로 18년간 우정은 순식간에 증발했다. 정 부장은 “사장의 집안 사정을 잘 알고 있었던 손씨는 사건 당일 집 안에 부인 혼자 있는 것을 알고 있었다”며 “그는 아무도 없는 대저택에서 남성 성기 모양 도구 등을 이용해 1시간 가량 변태적인 성행위를 강행하고 타박상 등 전치2주의 상처를 입히는 파렴치한 범죄를 저질렀다”고 말했다.

사건 발생 직후 경찰은 손씨를 긴급 수배 명단에 올렸지만 그의 행방은 오리무중이었다. 검거 후 조사결과 손씨는 연고자도 없는 경남 김해로 은신해 생계를 위해 인근 가축 농장에서 1년 간 일용 잡부로 전전했다고 한다.
또한 잔혹하고 엽기적인 범행과 무관하게 손씨는 딸 둘을 거느린 어엿한 가장이었던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더하고 있다.

결국 부산 남부경찰서 폭력2팀의 끈질긴 추적으로 파렴치한 손씨는 검거됐지만, 18년 동안 그를 믿고 고용해온 사장과 끔찍했던 폭력으로 악몽을 떨치지 못하는 부인 이씨의 충격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김종국 기자jayzaykim@sisa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