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 정치한 반기문 “대통합 어렵겠다고 생각”
“나는 태생이 순수하고 단순… 현실에선 이해 안되고 어려워”
[매일일보 이상래 기자]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2일 “3주간 정치인을 만나보니까 그분들 생각이 모두 다르고 한 군데 끌어모아서 대통합을 이루는 게 어렵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반 전 총장은 이날 사당동 자택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상당한 동력을 요구하는 일이고 밀어붙여야 하는데 개개인의 생각이 다르면 시간이 오래 걸린다”며 “시간을 소비하기엔 내가 상당히 힘에 부치고 시간은 제약이 있고 여러 가지 현실적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은 “기존 정당에 들어가는 데 제약이 있었다”며 “가장 큰 정당이라고 본 새누리당이 우선 분열돼 있고 국민의 지탄을 받고 있어 선택지가 별로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래서 나와 뜻을 같이하는 중립적이고 개혁 성향을 가진 분들과 힘을 합치면 되지 않을까 생각했고 많은 사람이 그렇게 권고했다”며 “20일간 열심히 노력했지만 한두 시간 만나고 나면 별로 손에 잡히는 게 없었고 생각이 상당히 복잡했다”고 전했다.
본인을 두고 “나는 태생이 원래 아주 상당히 순수하고 단순하고 아주 직선적”이라며 “순수하고 정직하게 있는 그대로 아주 담백한 심정을 얘기하고 협조를 구했으나 그런 것이 아직 현실에서 이해가 잘 안 되고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인명진 새누리당 비대위원장과의 대화를 두고 “어제(1일) 악수도 끝나기 전에 ‘보수주의자냐, 진보주의자냐’라고 질문해서 약간 당황스러웠다”며 “‘진보적 보수주의자’라고 한 것이 논란을 일으켰는데, 그 이유를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진보와 보수를 이분법으로 구분하면 결과적으로 국민을 분열시킨다”며 “대통령은 전체 국민을 아우를 수 있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