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주자들 ‘캠프 운영비’ 논란
예비 대선주자들 한달 씀씀이 1000만~2500만원…과연 그럴까?
2007-12-06 최봉석 기자
17대 대통령 선거가 아직 1년 이상 남았음에도 불구하고 유력 대선 주자들이 탄탄한 국민적 지지를 얻기 위해 벌써부터 경쟁적으로 다양한 정치활동에 나서며 대권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최근 각 캠프의 운영자금의 ‘실체’에 논란이 일어 주목된다.
선거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당연히 ‘선거자금’이다. 각 캠프의 운영비 및 활동비를 위해 어마어마한 자금이 필요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
대선을 앞둘 때마다 연례행사처럼 “이 같은 자금을 대선주자들은 어떻게 충당하고 있을까”라는 의문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던 가운데, 이번에도 각 캠프의 운영비 및 활동비가 매달 상당한 액수에 달할 것으로 추측되고 있어 ‘이 돈의 출처가 도대체 어디냐’는 궁금증이 시간이 지날수록 높아지고 있다.
본격적인 세대결이 시작되면서 각 대권주자의 열기가 뜨거워지고 경쟁과열 역시 좀처럼 식지 않고 있어 그들의 ‘씀씀이’에 대한 의혹이 높지만, 각 대권주자측은 월 평균 1000만~2000만원대의 캠프 운영자금을 쓰고 있다고 주장하며 비교적 ‘차분한’ 반응이다. 의원 신분의 일부 주자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개인 돈’으로 경비를 충당하고 있다고 주장한다.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종로구 견지동에 운영 중인 65평짜리 ‘안국포럼’을 캠프로 활용하면서 사무실 임대료와 상근직원 6명의 월급 등 월 2000만원 이상을 쓰고 있다. 사무실 임대료로는 월 700만원, 상근직원의 월급 900만원, 여기에 사무실 차량 운영비와 출장때의 차량비와 식대 등을 포함해 매월 2200만~2500만원을 지출하고 있다. 재원은 모두 이 전 시장의 개인재산이고, 주로 이 전 시장이 소유한 건물의 임대 수입과 강연료 등으로 충당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는 여의도 엔빅스 빌딩에 위치한 95평 규모의 사무실 임대료와 2명의 유급직원 월급 등을 합쳐 매달 1000만원 이상을 지출하고 있다. 사무실 임대료 500여만원, 관리비 200만~300만원, 여직원 월급 250만원, 차량비와 식대 등을 합쳐 매달 1500만원 안팎이다. 박 전 대표의 경우 국회의원 신분이기 때문에 모든 경비를 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후원회에서 처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강연료, 후원회에서 처리 주장
손학규 전 경기지사는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사조산업 빌딩에 10여평 규모의 개인사무실과 20평 규모의 ‘동아시아미래재단’을 두면서 매월 1000만원 이상을 쓰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사무실 임대료, 상근직원 6명의 월급, 1차 ‘민심대장정’에 이어 2차 ‘버스투어’에 나서면서 매월 1000만~1500만원 정도를 지출하고 있는데, 재원은 자신의 저서 판매를 통해 얻은 수익과 강연료 등으로 충당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고건 전 국무총리는 종로구 연지동에 20여 평 규모의 개인사무실과 사실상 캠프역할을 하는 종로구 인의동의 ‘희망연대(60여평)’ 사무실을 두고 있다. 희망연대는 유급직원 3명~5명이 상주하고 있는데 회원 1600여 명의 회비로 운영하고 있어 순수 캠프 운영비는 얼마되지 않는다는 게 고 전 총리측의 설명이다.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은 여의도 대하빌딩 내 43평 크기의 ‘나라비전연구소’를 싱크탱크로 활용하고 있는데 이 연구소의 운영비 역시 다른 대권후보들처럼 월 1000만~2000만원 안팎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은 여의도 신동해빌딩에 있는 ‘한반도재단’을 베이스캠프로 활용하고 있으며 상근직원 5명에게 활동비만 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각 주자 진영은 이처럼 캠프 또는 사무실 직원들이 대부분 ‘자원봉사자’이거나, 회원들의 회비로 ‘현실에 맞게’ 또는 ‘자비로’ 캠프를 운영하고 있어 큰 돈이 들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캠프 조직원도 비공식 인원까지 포함하면 상당수에 이른다는 소문이 세간에 돌고 있어 한달에 사용하는 돈은 ‘천문학적인’ 액수일 것이라는 주장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아직까지 큰 돈이 들지 않는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대권 후보들이 지방강연에 해외나들이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면서 “대선주자 한 명이 쓰는 돈이 한달에 1억원 이상이 넘고 제3자가 돈을 대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정치권 관계자는 “국회의원들의 정치자금 한도는 평년에는 연간 1억5000만원, 선거가 있는 해에는 두배인 3억원으로 정해져 있다”면서 “아직은 대선후보 후원회도 둘 수 없고 후원금 상한액도 3억원인데 그 많은 비용이 어디서 생겼는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연간 1억원을 써야 하는데, 매달 1억원을 쓰고 있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이에 대해 선관위측은 대선 후보가 되려는 사람이 선거법상 대선후보 후원회를 둘 수 없기 때문에 만약 제3자로부터 후원금을 편법으로 기부를 받을 경우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거듭 강조하며 대선 후보들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입장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각 후보진영은 ‘모든 경비가 후원회에서 처리하고 있기 때문에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아리송한 답변을 내놓고 있고, 국내외 행사 역시 초청자(주최측)가 경비를 부담하고 있기 때문에 세간의 의혹은 ‘사실무근’이라는 반응을 고수하고 있어 앞으로도 캠프 운영비에 대한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