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같은 필름형 초소형 화학실험칩 개발
2010-08-15 허영주 기자
충남대 김동표 교수 연구팀은 유연한(flexible) 폴리이미드 필름 위에 일반 레이저를 이용해 머리카락 굵기의 초소형 도랑(channel)을 만들어 다양한 화학실험을 안전하고 편리하게 수행할 수 있는 실험칩(랩온어칩)을 개발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번에 개발된 실험칩은 지금까지의 실리콘, 유리, 플라스틱 등 딱딱한 재질의 기판으로 제작됐던 것에 비해 얇고 유연한 폴리이미드 필름을 이용, 400도의 고온과 영하 269도의 저온에도 견디는 등 내구성이 강하면서도 자유자재로 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실리콘이나 유리로 만든 칩은 고가의 반도체 공정 시설을 이용해야 하기 때문에 비용이 많이 들고 제작하기 어려워 제조 성공률도 50~60%에 지나지 않았으나 랩온어칩은 제작하기 쉽고 가격이 저렴하며 제조 성공률도 90%를 넘는다.
1개당 제작비용도 플라스틱 칩 정도의 10달러 이하이며, 실리콘 칩의 100분의 1, 유리 칩의 30분의 1에 불과하다.
이번 연구 결과는 두루마리처럼 접을 수 있는 화학공장이나, 지갑·명함처럼 상시 휴대할 수 있는 의료·질병진단기 등의 개발 가능성 및 다양한 산업부문의 경제적 효과에도 기여를 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 교수는 "종이처럼 구부리고 상시 휴대할 수 있으면서도 저렴한 필름형 초소형 화학실험칩 개발로 향후 더 빠르고, 더 저렴하고, 더 안전하고, 더 성공적인 화학공정 기법을 고안해 석유 고갈에 대비한 친환경 신화학물질을 개발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한편 김 교수가 주도한 이번 연구는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리더연구자지원 사업(창의적 연구)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이번 연구 결과는 화학 분야 최고 권위의 과학 전문지 '안게반테 케미(Angewante Chemi)' 표지 논문으로 온라인 속보(7월2일자)에 선정·게재됐고, 영국화학회에서 발간하는 학술지 '랩온어칩' 8월호(7월31일자)에 주요 연구 성과로 소개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