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한폭탄 가계부채… 가구당 빚 8천만원

자영업자, 금리 0.1% 오르면 최대 10.6% 폐업
자영업자·노령층 중심으로 한계가구 증가 추세

2017-02-06     김형규 기자
[매일일보 김형규 기자] 올해 가계부채가 1500조원까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6일 현대경제연구원은 올해 말 가계부채 규모가 약 1500조원에 이를 것이라며 최저 1380조원에서 최고 1540조원으로 예상했다.1500조원은 정부 1년 예산(401조원)의 4배 가까운 금액으로 가구당 7800만원, 국민 1인당 2900만원의 빚을 떠안게 되는 셈이다.가계 부채가 늘어나면 투자를 위해 돈을 빌린 금융자산 10억원이 넘는 부자보다 소득이 낮아 금융기관에 손을 내민 가난한 서민이 큰 타격을 입는다.일반적으로 부채가 자산보다 많고 원리금 상환액이 처분가능소득의 40%를 초과하는, 이른바 한계가구는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이러한 가구는 지난 2012년 12.3%에서 매년 꾸준히 늘어 2015년 14.8%까지 증가했다. 한계가구는 자영업자들과 나이가 든 노령층이 주를 이루고 있다.지난 2015년 가계금융복지조사를 보면 한계가구의 44.1%는 대출기한 상환이 어렵다. 또 이들 가운데 넷 중 셋(73.6%)은 원리금 상환에 따른 생계부담으로 지출을 줄이고 있다.경제 상황은 악화하고, 벌이도 안 되는데 그나마 낮은 이자율 탓에 근근이 버텼다. 그런데 이제 그마저도 어렵게 됐다. 대출이자가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은행연합회의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황을 보면, 5대 시중은행의 1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평균금리는 작년 12월을 기준으로 3.30~3.58% 수준이다. 이는 작년 6월(2.66~2.92%)에 견줘 반년 만에 0.7%포인트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금리가 오르면 당장 급한 건 자영업자들이다.한은이 발간한 ‘국내 자영업의 폐업률 결정요인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자영업 폐업은 중소기업 대출 금리가 0.1%포인트 오르면 폐업위험도가 7~10.6% 오른다.한은이 발간한 ‘국내 자영업의 폐업률 결정요인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중소기업 대출 금리가 0.1% 포인트 오르면 폐업위험도가 7∼10.6% 오른다.업종별로 보면 음식업과 숙박업의 폐업위험도가 10.6% 상승한다. 금리에 가장 민감하다는 얘기다. 특히 중년층이 직장에서 은퇴한 후 많이 차리는 치킨집과 소규모 식당이 금리 인상의 직격탄을 맞게 된다.2015년 기준 우리나라 비임금근로자(자영업자와 무급가족종사자)는 671만명이며, 이들이 국내 고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5.9%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평균 16.2%(2013년 기준)보다 높다.금리가 오르며 가계 부채가 증가하면 이들이 바로 타격을 입게 된다.한편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의 전망은 현대경제연구원보다 좀 더 나은 편이다. 한은은 1400조원 안팎, 금감원은 1400조원을 밑돌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