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대선 四色 시나리오 있다”

한나라당 이규택, 당 홈페이지에 시나리오 공개 눈길

2006-12-09     최봉석 기자

열린당의 위장분당을 통한 허허실실
盧, 갑작스런 하야를 이용한 진화타겁
내년 남북정상회담을 활용한 만천과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전쟁불사 고육계

노무현 대통령이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떠나는 불행한 대통령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발언을 한 뒤 정치권이 내분에 휩싸인 가운데, 여권이 정권을 연장하기 위해 4가지 시나리오를 갖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예상된다.

한나라당 이규택 의원은 지난 5일 한나라당 홈페이지에 올린 ‘2007 대선 四色 시나리오’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여권이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만큼 정치적 소용돌이에 휩싸여 있는데 이는 정치적 속임수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떨칠 수 없다”며 이 같이 주장했다.

이에 따라 이 의원은 “지금 한나라당에게는 예상되는 여권의 전략전술에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즉시 대응할 수 있는 유비무환의 자세가 필요하다”면서 “(한나라당이) 대선에 실패한다면 그것은 역사와 국민에 대한 대죄를 짓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먼저 열린우리당이 ‘분당 홍역’을 앓고 있는 것과 관련해, “노무현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이 겉으로는 이전투구 모습을 보이면서 위장분당을 한 뒤 지난 2002년 11월에 보여줬던 노무현, 정몽준 후보단일화 이벤트처럼 허허실실 깜짝쇼를 시도하려는 꼼수”라고ㅓ 주장하며 이를 첫 번째 시나리오라고 주장했다.이 의원은 이어 내년 3, 4월경 대통령 탈당 가능성 및 조기 하야 가능성에 대해서도 “대통령 사임 60일 이내에 선거를 실시해야만 하는 헌법 68조를 악용해 노 대통령이 내년 4~5월 경 갑작스런 하야를 발표한다면 6월 전당대회를 예정한 한나라당은 극심한 혼란과 갈등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된다”며 “이는 대통령 후보를 선출 못하고 한나라당이 분열되는 극한 상황으로 몰고 가려는 흉계”라고 밝혔다.

정상회담으로 정권연장 기도?

그는 또 내년에 열릴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는 ‘남북정상회담’도 세 번째 시나리오로 열거한 뒤, “노무현 대통령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손을 잡고 남북정상회담, 상호방문, 통일헌법 제정을 빙자한 국민투표 등을 통해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린 체 정권연장을 기도하는 제2의 6.15 선언을 획책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한나라당은 현재 ▲열린우리당 정동영 전 의장이 내년 3∼4월이 남북정상회담 적기라고 발언한 점 ▲퇴임을 앞둔 이종석 통일부 장관이 금강산에 이어 이날 개성공단을 방문하는 점 ▲정부가 국회에 1조2천억원의 내년도 남북협력기금 사용내역을 제출한 점 등 근거로 내년에 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키기 위한 치밀한 사전포석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국지전으로 대선 일정 요동 가능성도

그는 마지막으로 “이것은 있어서도 안되고 그 가능성도 1%에 불과하다”면서 북한과의 전쟁론을 네 번째 시나리오로 언급한 뒤, “북한이 남한에 친북좌파 정권을 수립하고 남한을 해방구로 만들기 위해 국지전 도발이나 미사일 공격 가능성을 현실화할 수 있다”며 “이럴 경우 남한 내 긴장이 고조되고, 비상계엄령이 선포되면 대선 일정이 크게 요동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이 의원은 이와 관련 “청와대와 여당의 분란과 혼돈 상태를 강 건너 불구경하듯 희희낙락할 때가 아니”라며 글을 공개한 것에 대해 “여권은 천기누설이라고 통탄할지 모르지만, 대한민국을 수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한편, 한국사회의 극우의 논리를 대변하고 이끌어가는 조갑제 전월간조선 대표도 지난 1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올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청와대와 열린우리당 간의 분열상에 대해 “신장개업을 위한 위장폐업”이라고 지적하며 “이는 단지 한나라당을 고립화하여 2007년 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한 책략”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