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경제는 ‘新중상주의’…한국 불이익 생각보다 크지 않아

美 새 정부 기대감에 선진국·신흥국 지표 동반상승
美 내부서도 “지나친 보호무역주의 금물”

2017-02-07     최서영 기자
[매일일보 최서영 기자] 트럼프 경제정책이 한국에 크게 불리하지 않다는 전망이 나왔다. 트럼프 정부가 국제적 인플레이션을 이끌어 선진국과 신흥국 경기도 동반 상승한다는 것이다.강현철 NH투자증권[005940] 투자전략부장은 새 미국 정부의 ‘신중상주의’에 관한 보고서를 발간해 이같이 전했다.‘新중상주의’란 기존의 중상주의보다 유연해진 새로운 중상주의다. 기존 중상주의는 정부가 경제정책에 강하게 개입해 자국 경제를 보호하고 타국을 견제한다. 반면 신중상주의는 자국경제는 보호하되, 필요에 따라 자유무역 정책을 병행하거나 경제규제를 완화하기도 한다.트럼프 정부는 향후 국제 무역관계에서 자국 산업을 보호하고 정당한 이익을 추구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런 면에서 중상주의 경제관을 시사하고 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자유무역을 옹호하고 금융규제를 완화를 추진하는 등 기존 중상주의와 사뭇 다른 모습도 보이고 있다.보고서는 현재 트럼프 정부가 중국을 ‘금융중상주의’의 온상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금융중상주의란 중국 등 일부 아시아 국가들이 자국 통화가치를 절하해 수출 등에서 이득을 취하는 현상을 뜻한다.실제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지난 31일 “중·일이 자국통화 평가절하를 통해 시장을 농락하고 있다”며 아시아 일각의 금융중상주의를 맹비난했다. ‘트럼프 경제통’인 피터 나바로 백악관 국가무역위원장 역시 대표적인 반중 인사다. 피터 교수는 중국에 대한 고율관세 등 트럼프 공약을 구상한 장본인으로 알려졌다.보고서는 각종 글로벌 경기지표가 초기 인플레이션을 시사하고 있으며 스태그플레이션이 도래할 가능성은 낮다고 설명했다. 인플레이션은 물가가 오르면서 경기도 함께 회복한다. 반면 디플레이션은 물가만 오르면서 경기침체는 계속되는 것이 특징이다.이어 보고서는 한국 포함 신흥국 주가가 초기 인플레이션에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향후 트럼프 경제 정책의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높아질 경우, 신흥국 주가도 상승세를 탄다는 것이다.실제로 선진국과 신흥국의 경기·증시 지표는 새 정부 기대심리로 인해 동반 상승세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선진국과 신흥국 제조업 구매자관리지수(PMI)는 함께 상승 중이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네셔널(MSCI) 선진국 지수와 신흥국 지수 역시 새해 들어 동조화하며 함께 오르고 있다.트럼프가 예고한대로 미국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를 탈퇴할 경우, 한국도 가입한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가 반사이익을 누린다는 예측도 나왔다. TPP가 유명무실해지면 중국 주도의 RCEP가 세계 최대의 교역협정이 돼 가입국에게도 이익이다.현재 한국의 수출지표 역시 호조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한국의 국가별 수출 증가율은 일·아세안의 경우 약 20%였으며, 중국은 10% 이상이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에 따르면 지난 4분기 신흥국 주식은 미국 내 주식·채권 수익률을 넘는 5%대 수익률을 기록했다.보고서는 미국 내에서는 지나친 보호무역주의가 미국에도 손해라고 언급했다. 골드만삭스는 미국이 아시아 수입품에 100의 무역제재를 할 경우, 아시아는 260가량, 미국 내수는 167정도 타격을 입는다고 경고했다.이어 현재 회복세에 접어든 국제 교역량이 정체될 경우, 1974년과 1980년의 대불황이 다시 올 수 있다는 점을 미국이 인지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