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칼럼] 노무현 대통령께 드리는 글

2006-12-09     매일일보

대통령께서는 좀 더 당당해지십시오. 노무현 대통령께서는 국정이 이렇게 어려워지게 된 이유를 야당이 흔들어 대었기 때문이라고 책임 전가를 했습니다.

야당에게 국민이 부여한 임무는 정부 여당과 협조를 잘하라는 것이 아니라 대통령이나 정부를 견제하고 감시하여 막강한 권한 행사를 함부로 하지 않도록 하라는 것입니다.

물론 야당도 견제나 감시를 하다가 보면 그 정도가 좀 지나치다 싶을 때도 있었겠지요.

그렇지만 야당의 임무에서 조금 벗어난 그런 경우가 있었다하여 그를 가지고 야당에게 모든 국정 파탄 책임을 돌리려는 듯한 대통령의 태도는 당당하지 못하다고 봅니다.

대통령께서는 최근 여야에 정치협상회의를 제안하셨는데 한나라당이 그 정치협상회의에 참석치 않을 것이라는 것은 누구보다도 정치 8단인 대통령께서 더 잘 알고 계셨을 것입니다.

한나라당이 그 회의에 참석치 않자 기다렸다는 듯이 야당이 대화나 타협을 거부하고 흔들어 대니 국정운영이 어렵다고 하시면서 출국하셨는데 그 정치적 순발력에 감탄 할 따름입니다.

대통령의 인사권 행사가 빈번히 문제가 되었고 그때마다 대통령께서는 고유 인사권에 대해 야당이 왜 시비를 거느냐고 하시는데 국민이 부여한 대통령의 인사권은 마음대로 행사해도 되는 권한이 아닙니다.

대통령의 인사권도 공정성, 적합성, 효율성의 범위 내에서 행사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대통령이 고유 권한이라면서 자신과 친분이 있는 사람을 자리에 앉히는 정실 인사를 하고, 선거에 떨어진 사람에게 은혜를 보답하듯 보은성 인사를 하게 되면 결국 그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 갈 수밖에 없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그동안 정실 인사, 코드 인사, 보은성 인사를 많이 해온 것은 다 아는 사실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야당이 입 닫고 가만히 있을 수는 없습니다.

북한관계, 부동산 문제, 한미관계 등 정책적 문제만 하더라도 노무현 정부는 그동안 대다수 국민들의 의견을 무시한 채 좌측으로 편향된 정책을 얼마나 구사해 왔습니까.

노무현 정부와 여당의 일방적이고도 외곬수적인 정책에 대해 국민들은 여러번 경고를 보냈습니다. 그동안 우리 국민들은 수차례 실시된 재보선 등을 통해 여당 후보가 시의원조차도 한명도 당선되지 못하는 유례없는 참담한 경고를 여러번 보냈음에도 불구하고 노 대통령과 여당은 이를 무시한 채 일방적으로 숫자로 밀어 붙이려 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께서는 국정 파탄 책임를 야당에 돌리려 하지 마시고 먼저 국민의 뜻과 다르게 국정을 운영해온데 대해 사과를 하시고, 이제부터라고 국민의 뜻에 따라 국정 운영을 해주십시오.

현재 여당은 서로를 비난하면서 찢어지기 일보직전에 와 있습니다. 열린우리당을 백년 정당으로 만들자던 그 맹세와 기백은 다 어디로 가고 서로에게 책임을 전가하면서 네 탓을 하고 있습니다.

대통령과 여당의 현재의 국민 지지도로는 정권 창출은커녕 18대 총선에서도 살아남을 수 없을 것 같으니 서로를 비난하며 일단 정략적 이혼을 하려 합니다. 대통령과 여당은 그 이혼 과정이 부끄럽고 창피하니 서로를 비난하고 야당에 책임을 전가하면서 국민들 혼을 빼놓은 정치 쇼를 하고 있습니다.

한나라당도 다 잘했다고 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대통령께서 국민들 뜻에 따라 국정 운영을 하신다면 적극 협력 할 것입니다. 이제부터라도 야당에 책임 전가를 하는 방법으로 어려움을 타개하려 하지마시고 당당하게 잘못된 것은 인정을 하시고 국민의 뜻에 따라 국정을 운영해 주실 것을 당부 드립니다.

국회의원  김정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