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지난해 세금 예상보다 10조원 더 걷어

기업·가계가 쓸 돈 정부가 거둬간 셈...세수 예측 시스템 보완 지적 나와

2018-02-10     홍진희 기자
[매일일보 홍진희 기자] 정부가 지난해 예상보다 더 걷은 세금이 1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불경기에 기업과 가계가 쓸 돈을 정부가 거둬간 셈이여서 세수 예측 시스템을 보완해야한다는 지적이 일었다.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0일 서울 중구 한국재정정보원에서 최재해 감사원 감사위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2016 회계연도 총세입·세출부를 마감하고 2016년 정부의 세입·세출 실적을 확정했다.기재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세 수입은 242조60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24조7000억원 증가했다.전년대비 증가 규모로는 역대 최대다. 지난해 추경안 대비로는 9조8000억원을 초과해 세수 결손을 면했다.정부는 2012년부터 3년 연속 세수 결손을 기록하다가 2015년 국세를 2조2000억원 더 걷어 세수펑크에서 탈출했다.지난해에는 초과 세수 규모가 더 확대됐다. 기재부는 세수가 잘 걷힌 배경으로 “법인실적이 개선되고 소비 증가, 부동산 시장 호조 등이 겹쳤다”며 “그간 대기업·고소득자 중심의 비과세·감면 정비 등 세입기반 확충 노력도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그러나 일부에서는 “지난해 초과세수가 추경 당시 전망보다 2배나 많다"며 "정부 세수 예측 신뢰도가 낮은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정부는 지난해 7월 추경을 편성하면서 세수가 본예산(222조 9000억원)보다 9조8000억원 많은 232조7000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실제로는 추경보다도 9조8000억 원이 더 많은 242조6000억원 걷힌 것이다.초과세수를 보다 정교하게 전망했다면 지난해 추경 규모가 늘어나 경기 대응 역할을 더 잘했으리라는 비판도 있다.실제 지난해 11조원의 추경을 편성한 것을 두고 경기 위축을 막고 고용 한파에 대응한다는 취지에 비해 규모가 작다는 목소리도 있었다.기재부 관계자는 “세수 결손을 피하고자 추경 세입 증액경정을 보수적으로 잡은 측면이 있다”며 “지난해 하반기에 세수 증가 폭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는데, 그렇지 않기도 했다”고 설명했다.세목별로 전년 대비 증가금액을 보면 민간소비가 늘어나고 수출 부진으로 환급액이 줄어들며 부가가치세가 7조7000억원 더 걷혔다. 법인세는 7조1000억원 더 걷혔다.명목 임금 상승 취업자 수 증가 때문에 근로소득세는 3조9000억원, 부동산 거래량이 늘고 지가 상승률이 전년보다 확대되며 양도소득세는 1조8000억원 늘었다.다만 수입 부진 때문에 관세는 5000억원 줄었고, 금리 하락에 따라 이자소득세도 4000억원 덜 걷혔다.세금 외에 각종 기금수입·수수료·벌금 등을 아우르는 세외수입은 102조 4000억 원으로 전년보다 7조8000억원, 지난해 예산 대비 6조8000억원 덜 걷혔다. 총세출은 전년보다 12조8000억원 증가한 332조 2000억 원이었다.예산액(341조9000억원)과 전년도 이월액(6조1000억 원)을 더한 예산현액 348조원 중 95.5%가 실제 집행된 셈이다. 정부는 마감 실적을 기초로 국가 결산 보고서를 작성, 감사원 결산 검사 후 5월 말까지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