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경진 국민의당 의원 “재벌 정경유착 고리 끊어야”
“호남민심, 국민의당에 유의미한 변화 있으면 금방 돌아올 것”
[매일일보 이상래·조아라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오늘 오전 특검에 재소환 돼 수사를 받고 있다. 삼성물산 합병 과정에서 최순실의 딸 정유라 승마 지원에 대해 뇌물범죄의 요건이 되는 대가관계와 부정한 청탁으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법원이 영장을 기각시키면서 국민들의 분노를 샀다. ‘최순실 청문회’에서 이른바 ‘쓰까요정’이라는 별명을 얻게된 김경진 국민의당 의원은 이 부회장에 대한 영장 재청구를 거듭 강조했다.
검사 출신인 그는 법원의 영장기각에 대해 “대통령도 탄핵 과정에 있는 마당에 영장기각은 삼성의 권력이 대통령보다 위에 있는 것”이라고 토로하기도 했다. 광주 북구갑을 지역구로 둔 그는 또 조기대선 과정에서 더불어민주당과의 정면대결이 전망되는 호남민심에 대해 “아직은 시간이 남았다”며 국민의당의 승리를 점쳤다. 다음은 김 의원과의 1문1답.
앞서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가 기각됐다. 검사 출신으로서 법원이 기각시킨 이유가 타당했다고 생각하나.
타당하지 않다. 내가 파악하고 있는 사실관계로 보자면 2014년에 박근혜 대통령이 이 부회장한테 승마에 대해서 지원하라고 얘기를 했다. 이후 이 부회장이 국민연금 등에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과 관련해 접촉하며 도와달라고 했다. 합병이 국민연금의 도움으로 성사가 된 후에 박 대통령이 이 부회장에게 불호령을 내렸다. 그러니 이 부회장이 사람을 시켜 독일에 날아가 최순실을 만나 부랴부랴 승마 지원을 한 것이다.
2015년 이 때만 잘라서 보면 먼저 국민연금의 도움행위가 있고 의결이 있고 그 다음에 대통령의 불호령이 떨어졌으니까. 뇌물과 인과관계가 없다고 하지만 이미 대통령이 2014년도에 승마 얘기를 꺼냈다. 그 당시엔 정유라에 대한 직접적 언급이 없었지만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에게 합병에 신경을 쓰라는 둥의 얘기가 있었다는 거 아닌가. 이런 일련의 흐름들이 이 부회장과 박 대통령 사이에 최순실 승마 지원을 염두해 두고 계속 얘기가 오간 것으로 봐야한다. 2014년에 이미 승마협회 얘기가 나와서 삼성이 2015년에 한화로부터 회장사 자격을 가져와 부랴부랴 맡은 거 아니냐. 그것만 봐도 정유라 돕기를 염두해 뒀다고 보여지는 것이다. 그래서 법원의 영장기각은 사실상 형식적으로 보여진다.
국민들도 이 부회장의 영장기각에 대해 크게 분노했다. 영장기각은 그럼 어떤 의미인가.
그만큼 삼성의 힘이 세다는 것이 입증된 것이다. 대통령도 탄핵되는 마당에 구속영장이 기각됐다는 것은 대통령보다 더 센 권력이다라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삼성이 법원도 갖고 놀았고 특검도 농락을 했고, 언론도 이 부회장의 구속영장 신청을 전후에서 ‘이재용 구속이 적당한가’ 이런 식의 사설이 엄청 나왔다. 언론, 검찰, 청와대, 대통령 모든 게 삼성 아래서 놀아난 것이라고 본다.
특검이 이 부회장을 재소환한 만큼 구속영장 재청구에 대한 의지가 강해보인다. 어떻게 전망하고 있나.
영장을 재청구해야죠. 들어가서 처벌 받아야 된다. 대한민국의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어야지. 전에 이 부회장의 영장 실질심사 하는 날을 기억한다. 바쁜 일이 있어 밤을 새우고 있는데 각종 포털 사이트에서 조의연 부장판사와 이 부회장이 실시간 검색어 1,2위에 올라가 있었다. 국민들이 그만큼 뜨거운 마음이었다는 거다. 하도 분통하니 자다가 검색해보고, 그런 것 아니겠나.
그런데 사법부가 무슨 화성에 있는 사법부인가. 판사는 금성에서 날아온 판사인가. 대한민국 국민들의 그 뜨거운 마음과 열망을 이해를 해야한다. 이해하는 게 아니고 당연한 것이다. 조 판사는 (민심에) 많이 어긋났다. 판단을 그렇게 하면 나중에 국민적 저항과 개혁의 사풍을 맞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사법권력이라고 하는 것이 정당하고 적정한 재판을 하라고 있는 것이지 그런 식으로 재벌을 봐주라고 있는 게 아니다. 일각에선 이런 국민들의 비판이 법원의 독립성을 침해한다고 하는데, 매수나 당하지 말라고 하고 싶다. 재벌에게 매수 안당하는 것이 진정한 독립이다.
조기대선 얘기로 넘어가보자. 사실 야(野)대야(野) 싸움이다. 그래서 호남민심의 향배가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중 어디로 갈 것이냐가 중요 변수다. 국민의당에 대한 호남의 지지가 지난 4.13 총선만 못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데.
맞는 지적이다. 호남민심은 정확히는 정권을 되찾는 것이 첫째고. 그 정권을 되찾아오는 추제가 국민의당과 안철수 전 상임 공동대표였으면 좋겠지만. 얘네가 안되겠다 싶으면 두 번째 선택으로 민주당이나 문재인 전 대표일 수 있다는 것이다.
총선 전에는 민주당에 대한 경고를 보낸 것이다. 호남의 표를 매번 가져가면서도 호남출신 중진 의원, 천정배, 정동영, 박지원 같은 인물들을 배제시키고 지역구에선 갑질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것을 깨기 위해서 지역 내에 경쟁구도의 정당을 만들어서 새로운 정당을 밀어줘야 한다는 생각에 표가 집중됐었다.
지금은 여러 국회의원을 뽑는 게 아니고 대통령 하나를 뽑는 거다. 하나를 뽑는다고 보면 국민의당은 안 전 대표가 될 만하면 거기에 집중하겠 것이다. 그런데 지금 (지지율 등) 그런 상황이 아닌 것 같으니 호남으로선 그 다음 대안으로 찾아볼 수밖에 없지 않느냐. 현실적으로 가능한 게 민주당이고 문 전 대표인 것 같다 라는 정도가 지금 호남의 민심이다. 다시 유의미한 변화가 불어 국민의당이 될 것 같다라고 하면 호남민심은 금방 돌아올 것이다.
그래서 제3지대에 군불을 떼고 있는 것 같다. 최근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도 영입했다. 이 제3지대의 스펙트럼이 어디까지 포용이 가능한 것인가.
호남사람의 입장에서 봤을 때, 제3지대는 좋지만 최소한의 야권세력이어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있다. 최소한의 중도 세력이어야 한다. 사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처럼 박 대통령의 후계자가 되려고 했던 세력들, 또는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이라든지 실질적으로 박 대통령과 같이 해왔던 사람들은 용납할 수 없다는 것이다. 수도권에서는 중도보수까지 들어가는 빅텐트의 개념으로 제3지대를 보기도 한다.
내 생각이지만 범여권 세력에서는 남경필 경기지사가 그나마 여지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탄핵 이후의 흐름을 보면 유승민 의원은 박 대통령에 대해 상당히 수용적이다. 크게 비판이 없다. 남경필은 경기지사하는 과정에서 민주당과의 연정을 상당히 잘 해왔다. 그리고 이번에 보수후보 단일화 문제를 두고 ‘그럼 새누리당과 결별한 이유가 뭐였냐’면서 분명한 얘기를 하지 않나. 제가 결정할 문제는 아니나, 호남 민심에서 보면 남경필은 수용 가능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