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스닥 사기?…우회상장 동시에 분사 후 헐값 매각 주의
2010-08-17 이황윤 기자
17일 금융감독원이 내놓은 '상장회사의 회사분할 실태분석' 결과에 따르면 2007년부터 3년간 162개 회사가 분할공시를 했으며, 123개사는 물적분할을 실시했다. 물적분할은 기존회사가 분할로 신설된 회사 주식을 100% 소유해 신규회사를 완전 자회사로 만드는 방식이다.
특히 123개사 가운데 28개사는 우회상장한 코스닥 회사로 우회상장과 동시에 기존 코스닥 사업을 물적분할했다. 28개사 중 21개사는 대부분 순자산 가치보다 낮은 수준에 매각했고, 이중 1개사는 코스닥 전 최대주주에게 매각했다. 이 과정에서 경영권 프리미엄, 영업권 등을 일시 상각해 평균 97억 원의 손실을 입었다.
금감원 관계자는 "물적분할 후 매각계획에 대한 공시가 미흡하고, 비상장기업의 우회상장 도구로 이용되는 경우가 많다"며 "우회상장 과정에서 대규모 손실이 투자자에게 전가될 수 있으므로 투자 시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한편 물적 분할회사 123사 가운데 116사가 사업별 전문화로 분할목적을 공시했지만 매각이 사실상 분할 목적인 것으로 추정됐다. 실제 49개 회사는 분할로 신설된 회사를 평균 7개월 이내에 매각했다. 신설된 회사는 분할 이후 60% 가량이 적자가 누적된 상태였다.
주주가 보유한 기존회사 주식을 분할비율 만큼 신규회사 주식으로 교환받는 인적분할은 3년간 39건(34%)이었다. 분할목적은 39개사 가운데 지주사 전환을 위한 투자사업 분할이 23건으로 가장 많았다. 지난해 손익을 공시한 신설회사 34사 가운데 29사(85%)는 흑자를 시현하는 등 양호한 실적을 보였다.
향후 금감원은 우회상장사를 중심으로 주주총회 안건 등에 분할계획, 신설회사 매각계획, 관련 예상손실 등을 기재하도록 권고할 방침이다. 또 신설회사 주식을 사전약정에 따라 코스닥 전 최대주주에게 저가 매각한 혐의가 발견되면 수사기관에 통보키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