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인여러분, 한번 생각해봅시다
2007-12-17 매일일보
요즘 대선이 조기 과열되면서 예비후보들에 관한 보도가 몇 달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여야후보간에 지지율 차이가 난다고 하지만 몇 달째 한나라당 후보들로 지면과 화면이 도배질되는 현상은 한번 짚어볼만한 성격의 것이라고 봅니다. 현재 주요 언론의 보도경향을 보면 2007년 대선출마를 생각하고 있는 예비후보들이 한나라물론 언론이 소비자의 관심에 따라 선호도 높은 유력후보들에 대해 많은 지면과 시간을 할애할 수 있겠지만 지금의 상황은 그 정도가 매우 심각하다는 지적입니다. 현재 주요 언론이 한나라당 3인에 대해서만 반복적으로 계속하여 보도함으로써, 이들이 언론보도의 상당한 후광 효과를 얻고 있는 현실입니다. 이에 비추어 볼때 타당 후보들은 큰 불이익을 받고 있는 상황으로 형평성에 큰 문제가 제기될 수 밖에 없습니다. 국민들이 한나라당 주자들을 특별히 인식하게 하는 오류를 범할 수 있습니다. 지지율은 오르다가도 내리기도 하고, 내려가다가 오르기도 합니다. 지지율이 보도의 준거틀이 될 수는 없다고 봅니다. 1980년대까지는 독재정권과 집권당에 유리하게 보도되었던 것이 일반적인 관행이었습니다. 당시 야당들은 언론민주화운동을 위해 투쟁했습니다. 언론단체들도 대선 총선보도에 대한 감시운동을 벌였습니다. 그 결과 최소한의 기계적 형평성이라는 원칙이 만들어졌습니다. 보도 분량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었습니다. 기계적 균형이 올바른 보도원칙인가에 대해서 짚어볼 필요는 있지만, 요즘 보도를 보면 기계적 균형을 대체하는 새로운 원칙이 과연 정립된 것이지 의문인채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편중되었습니다.일부에서 부동산 등 정책현안에 대한 후보들의 입장을 다루는 보도가 있었으나 전반적으로 미미할 뿐 아니라 심층보도 차원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이미지에 치중하는 보도경향은 제대로 된 평가와 검증을 어렵게 할 것입니다. 이제 대선예비후보에 대한 언론의 보도경향들을 경계하고 바로잡는 흐름을 만들어가야 할 때입니다. 대선관련 보도 내부 준칙에 비추어 지금의 보도 경향이 적합한지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예비후보들의 자질과 철학을 평가하고 지향하는 가치가 무엇인지를 탐구하는 심층보도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도 짚어보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명박전시장의 운하구상과 과학도시공약, 박근혜전대표의 열차페리를 제외하고는 공약이라고 할만한 것도 없었습니다. 이 공약에 대해서 조차도 충분한 검증이 이뤄졌다고도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 보다는 이명박전시장의 ‘박정희 선글래스’, 박근혜전대표의 ‘개미허리’ 손학규전지사의 ’체험 삶의 현장 1편, 2편‘ 같은 이벤트아 이미지 보도가 주종을 이뤘다고 봅니다. 웃는 이병박, 초조한 박근혜, 오락가락 고건등의 경마식보도도 상당 정도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언론이 한나라당예비후보들의 의도와 노림수를 여과없이 반영하기 보다는 국민과 유권자의 시각에서 접근할 것을 제안합니다. 우리사회의 당면한 의제에 대한 여야 예비후보들의 인식, 우리사회가 나아갈 미래에 대한 비전, 유권자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파악하여 언론이 국민적 의제(public agenda)를 설정하고 선도해가는 보도가 필요합니다.
국회의원 민병두